佛대선도 '러스트 벨트'에 달렸다…르펜의 '트럼프 공약' 먹힐까
스카이뉴스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동부 러스트 벨트에 위치한 에이앙주 시를 예로 들어 이 같이 지적했다. 이 도시는 2014년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파비앙 앙겔만을 시장으로 선출했다. 이 곳은 과거 프랑스 제조업을 상징하는 지역이었지만 이제는 쇠퇴해 주민들도 하나둘씩 떠나고 있다. 공장들이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일자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주민인 레오넬 부리엘로는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 모두 이 곳에서 일을 했다"며 자신도 마찬가지였지만 2012년 공장이 문을 닫았다고 했다. 그는 "비극이다. 철강은 이 지역 삶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도시가 이 지경이 된 원인을 기득권 정치의 실패에서 찾았다. 집권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공화당의 니콜라스 사르코지 전 대통령 모두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부리엘로는 기득권 정치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며 "냉장고를 열어봐도 먹을 게 없다. 계산을 할 돈도 없다"며 "사람들은 NF의 주장에 더 쉽게 귀를 기울이게 된다"고 했다. 또 다른 청년 무라드 팔리는 "여긴 미래가 없다. 미래 세대의 삶도 불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대선에서 누구를 뽑을 지 모르겠다면서도 FN이 몇몇 좋은 공약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FN의 마린 르펜 대표와 중도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은 현재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히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기득권 정당과는 거리가 먼 데 성향은 정 반대다. 르펜 대표는 포퓰리즘과 국수주의를 추구하는 정치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처럼 이민을 억제하고 유럽연합(EU) 탈퇴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두 후보의 지지층도 엇갈린다. 르펜 대표와 마크롱 전 장관은 5일 리옹에서 각각 대규모 선거 유세를 진행했는데 유세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마크롱 전 장관의 유세장에서 만난 사람들 대부분은 교사, 의사, 학자, 공무원, 사업가 등이었지만 르펜 대표 쪽에는 공장 노동자, 퇴역 군인들이 모여 있었다고 전했다. 둘 모두 스스로를 좌우 대립에서 자유로운 국민의 후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마크롱은 "난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르펜 역시 '오 농 뒤 푀플'(Au nom du peuple. 국민의 이름으로)'란 구호를 내세웠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년 대선에서 '러스트 벨트' 주(州)들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 저학력 저소득층 노동자들은 트럼프가 보호무역을 통해 해외로 유출된 일자리를 되찾아 올 거란 기대를 걸었다. 르펜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한 공약으로 러스트 벨트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프랑스2 TV 인터뷰에서 당선 시 자동차 등 산업 생산시설을 프랑스로 다시 불러들이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 공장 이전 저지 정책은 "경제적 애국심, 현명한 보호주의"에 기반한다며 "(기업들은) 고통스러운 결과 없인 해외로 이전할 수 없다. 애국적인 선택을 내려야만 한다"고 경고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