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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의 덫]불황형 흑자에 협력사들 타격 심화…'선순환식' 전략 필요

등록 2017-02-22 06:30:00   최종수정 2017-02-28 08: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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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앞에서 조선하청노동자 대량해고저지 시민사회대책위원회, 조선하청3지회 소속 노동자들이 조선소 대량해고 중단과 박근혜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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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일부 대기업들이 불황형 흑자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 중인 투자 축소 및 비용 절감 방안이 결국 협력사들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따라 대기업들이 공격적 투자와 마케팅을 통해 매출과 수익을 늘리는 방향의 '선순환식' 경영전략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위 100대 기업 중 75개 기업의 매출은 1344조10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1조1037억원으로 12.4% 증가했다.

 기업의 매출액 성장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내수부진에다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각국 성장세 위축 등으로 판매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미래에 대한 투자 성격이 강한 연구개발(R&D)비를 줄이고 고정 인력을 채용하는 것보다 임시·일용직 위주로 고용을 늘리며 단기 이익확보에만 집중하는 경영전략을 펴고 있는 영향이 큰 것이다.  

 문제는 대기업들의 투자 및 비용절감은 자연스레 협력사들에게도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LG전자·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이 인건비 등의 비용 절감을 이유로 제조공장의 해외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단적인 예로 들 수 있다.

 대기업들은 불황형 흑자를 극복하기 위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제조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지만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하청업체들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또 비슷한 예로 대기업과의 약속을 믿고 대규모 시설투자를 한 기업들이 비용을 회수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A 기업이 신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하청업체에 필요한 부품을 요구, 하청업체가 대규모 시설 투자를 했지만 적자 등의 이유로 대기업이 방향을 틀어버릴 경우 이 같은 부담은 하청업체가 떠안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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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016년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 결과. 자료: 금융감독원
일부 대기업이 실시하고 있는 구조조정에 대한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들도 있다.

 삼성 그룹의 경우 계열사별로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중이다. 인터넷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그룹 22개 계열사 직원들은 21만 2496명으로 전년대비 9515명이 감소했다.

 이중 지난해 상시희망퇴직을 실시한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등 5개 계열사에서 감소한 직원 수는 5729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공업 분야에서의 인력 감축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에서 감축된 인력은 6000여명에 달한다.

 대기업의 인력 및 시설감축은 자연스럽게 발주 물량 감소로 이어져 협력사들에게는 큰 압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대기업의 발주 물량 감소로 협력사도 어쩔 수 없이 인원 감축을 실시할 수 밖에 없는 연쇄효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대기업에 의류를 납품하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대기업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외주 물량을 줄일 경우 이를 예상하지 못한 협력사들이 곤경에 처할 수 있다"며 "대기업이 불황형 흑자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비용절감 등을 추진하는 것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대표는 "많은 수출과 적당한 수입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흑자가 발생해야 하는데 상당수 대기업에서 불황형 흑자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대기업이 인력과 시설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감행할 경우 협력사들의 부담은 늘어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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