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와의 외교 갈등, 네덜란드 총선 흔들까…극우-집권당 경쟁
그로닝겐 대학의 케이스 아르츠 교수는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터키와의 외교갈등과 관련해 내각이 정치적 결단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궁극적으로 이득을 보는 건 PVV라고 예상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앞서 메블뤼트 차이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의 입국을 거부했다. 터키 정부가 재외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개헌 국민투표(4월 16일) 찬성 집회를 개최하려 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였다. 정부는 사회 긴장 고조를 우려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터키의 이번 국민투표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독재 강화 수단으로 보는 유럽국들에 발을 맞춘 조처로 풀이된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에 네덜란드 정부를 나치, 파시스트라고 맹비난했다. 네덜란드 터키인 거주 지역에서는 현지 정부의 결정에 항의하기 위한 폭력 시위가 발생하기도 했다. 마르크 뤼테 총리는 에르도안의 발언에 대해 "선을 넘었다",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헤이르트 빌더르스 PVV대표는 에르도안을 '독재자'로 규탄하며 터키 정부 관계자들을 향해 네덜란드에 기웃거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암스테르담 대학의 사라 드 랑에 교수는 뤼테 총리가 국제 갈등으로부터 네덜란드 국익을 지키기 위해 단호한 자세로 대처했기 때문에 이틀 뒤 선거에서 이득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빌더르스 대표는 그동안 반 이슬람 공약을 내걸고 안보에 위협이 되는 이민자들을 본국으로 돌려 보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네덜란드 내 터키인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면 그가 지지율 상승 효과를 볼 수 있다. 여론조사업체 '페일'(Peil.nl)이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2000명 가운데 86%가 뤼테 총리가 터키와의 이번 외교 갈등에 바람직한 대응을 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PVV 지지자들의 투표 열기도 뜨거워졌다. 이들은 터키 사태를 계기로 이틀 뒤 총선에서 반드시 PVV에 힘을 실어 주겠다고 주장했다. PVV 지지자들의 투표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페일이 지난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VDD는 전체 150석 가운데 24석을 차지해 제1당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나타났다. 선거 운동 초반 VDD보다 앞서나가던 PVV는 22석을 확보한다고 조사됐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