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안철수 후보 "문재인, 자기 지지 않는 국민이 적폐세력이라니…"
-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나는 지금까지 정치하면서 항상 견지해 왔었던 게 국민만 보고 정치자는 것이다. 상대 정치인만 보고 정치하는 모습 너무 많이 봤다. 정치권에 있다 보면 경쟁 상대 정치인만 보고, 저 사람만 때려눕히면 내가 이긴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사실 모든 과정을 국민이 바라보고 있고 국민이 심판관 아니냐. 그래서 쓰러진 사람도 국민이 보고 손잡고 일으켜 세워주면 그 사람이 승자가 되는 거다. 그게 본질인데 그걸 자꾸 잊어버리는 거다. 그래서 나는 상대 정치인을 바라보고 정치하지 않고 국민만 보고 정치하고 지지율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국민만 바라보고 정치한다. 지금 이 순간도 마찬가지다." - 목소리가 바뀐 게 화제다. 목 관리는 별도로 하는가. "5년 전과 달라진 점이 뭐냐고 해서 목소리 커졌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특별히 목 관리를 하진 않는다. 자강파여서…(웃음). '아재개그'로 항상 나는 연대가 아니고 고대로 가겠다고 하다가 성대가 상했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보수 적폐 세력하고 연대하는 것 아니냐는 공격을 한다. "나는 자강론을 주장하면서 끝까지 갔지 않은가. 어느 정치세력하고도 손 안 잡지 않았다." - 보수 세력과 손잡지 않는다는 의미인가. "끝까지 비전과 정책, 가치관과 리더십으로 평가받겠다. 그런데 요즘 문 후보가 이야기하는 게 굉장히 우려스럽다. 무슨 뜻이냐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모든 국민은 적폐세력이라고 한 것이다. 그 말은 정치인으로서 있을 수 없는 말을 했다고 본다. 정치인들끼리 비판하는 거야 항상 있는 일이지만, 그 도를 넘어서 국민을 비판한 거다. 국민이 적폐세력이라고 본인 입으로 말한 건데 저는 정치인이 국민을 그렇게 적폐세력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처음 듣는다. 근데 그런 사고방식이야말로 사실은 적폐죠 사실은. 그게 척결할 사고방식 아니겠나. - 촛불세력이나 태극기 집회세력 모두 껴안고 간다는 건가. "나는 문재인 후보가 정권교체의 자격이 없다고 얘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문 후보를 지지하는 지지자들도, 국민들도 존중한다. 나는 대통령이 되면 지지자의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대통령이 될 거다." - 정치는 현실이다. 국민의당은 40석 밖에 안되는 데 집권할 경우 여당으로서 소수정당이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50석 넘는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통령이었는데 협치가 됐나. 오히려 국정 난맥상만 보여주지 않았나. 그러니까 대통령이 얼마나 유능한가, 협치의 능력이 있는가 그게 정말로 중요한 것이다. 무능한 대통령은 과반 의석을 갖고 있어도 실패한다. 이번에는 국민의당이 집권하든 민주당이 집권하든 여소야대라는 점은 똑같다. 그럼 과연 누가 더 유능한가, 인물을 보는 선거가 아니겠나. 그런데 나는 이미 협치를 했던 성과가 많다. 예를 들면 전 김영란법 통과할 때 재작년 2월 국회에서 더 이상 진행이 안 됐을 때 저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찾아가서 진행하자고 제가 얘기했다. 또 야당 원내대표 만나서 다시 논의를 시작 시켰다. 이렇듯 여야를 넘나들면서 법안을 통과시킨 사례가 있다.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다. 지난 30년간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개원협상을 주도적으로 이뤘다. 이미 국민의당이 주도해서 협치를 한 많은 실적들이 있다." - 협치를 하려도 선거가 끝나면 상대방과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일텐데. "그래서 과정이 중요하다. 나는 계속 지금 국가 위기상황이니까 정책경쟁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금 대한민국의 문제가 뭐고 대통령 후보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고 어떤 방법으로 우리나라를 살리겠다, 그걸 그 경쟁하는 장이 돼야 되는 거다. 또 끝장토론 제안도 했다. 그런데 돌아오는 건 네거티브였다. 그래서 나는 네거티브 뒤에 숨지 말고 정책경쟁 하자고 말씀드렸다."
"선거 끝난 다음에 승리한 정당이 주도해서 다른 당과 협치할 수 있는 틀을 만들게 되는 것 아니냐. 누가 집권해도 여소야대니까 협력을 받을 필요는 있는 거다." - 이번 선거도 네거티브가 너무 심하다. "우리는 다 깨끗하니까 다 밝힌다. 근데 정도가 너무 지나친 네거티브로 흐르고 있다. 검증은 필요하니까 치열하게 해야 한다. 그런데 네거티브, 근거 없는 비방, 비난 이런 것들은 없어져야 되는 거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의 네거티브가 도를 넘고 있다. 검증하자는 게 아니고 네거티브다. 그저께는 조폭, 어제는 신천지. 오늘은 또 뭔가. (오늘은 포스코 문제였다고 답하자) 아유 참. 하하하." - 네거티브성 공격이라도 국민은 해당 후보가 어떻게 극복해나가느냐, 어떻게 대응하느냐를 지켜본다. "그래서 우리들은 성실하게 답하고 있다. 사실이 아닌 네거티브에 대해선 법적 대응을 하고, 그리고 또 설명할 것들 있으면 설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이 지금은 매일 실시간 검색어 1위로 띄워주시니까. 제가 보니 민주당이 내 선거운동을 열심히 해주고 있다." - '금수저 출신'이란 공격을 받는데. "나는 자수성가 계열이다. 경제적으로도 자수성가를 했고, 정치적으로도 자수성가다. 난 물려받은 것 없이 시작했다. 오히려 정치적 금수저는 다른 사람이다." - 우려 중 하나가 서민의 삶을 잘 모르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를 시작했을 때 경영을 잘 못해서 항상 은행에 돈 꾸러 다녔다. 언제 망할지 사실 몰랐다. 한 번은 회사에 보험 외판원이 찾아왔는데 수완이 좋아서 거의 전직원이 다 가입했는데 나만 안 했다. 그 이유가 1년 후에 보험료 낼 자신이 없었다. 망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얘기를 하면 직원들이 달아날까 봐 나만 가입 안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겨우겨우 회사가 일어나서 대기업에 납품하게 됐다. 너무나 기뻤다. 근데 IMF 외환위기가 오면서 그 회사가 망하면서 한 푼도 못 받았다. 그래도 절망을 뚫고 또 살아남았다. 그러니까 나는 돛단배를 타고 폭풍우 치는 태평양을 건너기도 했기 때문에 정말 중소기업의 애환은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없다 사실 결과만 보고 '저 사람은 잘 됐네'라고 하지만, 그 과정을 안 보면 그런 오해를 할 수 있다. 나는 철저하게 자수성가한 사람이다." - 과거엔 청년층의 지지가 상당했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오히려 청년층이 문 후보 쪽으로 가고 중장년이 안 후보 쪽으로 오는 듯 하다. "회사를 하면서도 젊은 직원들과 항상 같이 일했고 대학 교수를 하면서도 20대 제자들과 소통을 하고 청춘콘서트를 하고 정치권에 들어오기 5년 전까지도 그렇게 살았다. 사람이 바뀌겠나. 그런데 정치권에서 사실 여러 가지 압축을 넘어 농축경험을 하면서 살아남지 않았나. 보통 사회적으로 명망가들은 잘 못 버티는 경우가 많았다면, 난 한 번 시작한 일을 도중에 포기한 적이 없다. 기본적으로 돌파하면서, 도전하면서 살았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정치적 성과를 이루고 정치적 능력을 증명하니까 중장년층에선 신뢰가 올라간 것 같다. 대신 젊은 층과의 소통은 그동안 부족했다. 정치는 항상 적극적으로 왜곡하는 상대방이 있다. 인터넷 상에서 많은 잘못된 소문들이 굉장히 많이 퍼져 있었다. 제대로 된 나 자신을 알리는 게 관건이라고 본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정보화 시대에 정보화나 기술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지금 있는 후보들 중에는 가장 제대로 잘 알고 있는 사람이고, 제 가정생활도 30년 간 맞벌이 부부 생활을 했기 땜에 지금 젊은 층의 삶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또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일본과 중국에서 사업한 사람이다. 글로벌 감각이 누구보다도 탁월하니까 지금 젊은이들의 문화나 마인드에 누구보다 더 가까운 사람이다. 그건 변하지 않는 사실인데 제대로 알리는 노력이 부족했다. 정치는 항상 적극적으로 왜곡하는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들을 극복하고 제대로 된 모습을 알리는 게 중요한 때라고 본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