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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백서①]인양까지 1091일…왜 이리 오래 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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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4-14 06:10:12  |  수정 2017-04-24 10: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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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뉴시스】김민기 기자 = 1091일. 미수습자 9명이 차디 찬 바다 속에서 뼈가 시릴 정도의 냉기를 견디기엔 너무 긴 시간이었다. 미수습자 가족들의 시간도 2014년 4월 16일부터 3년간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10일 마침내 세월호가 땅을 밟았다. 제주도 여행의 부푼 기대감을 담고 출발했던 하얗고 푸르렀던 세월호는 잿빛의 뒤틀리고, 휘어진 모습으로 우리들 눈앞에 나타났다. 

 "조금 더 일찍 올라왔더라면…."

 그동안 참고 참았던 눈물이 미수습자 가족들의 눈에서 왈칵 쏟아졌다. 미수습자들이 당일 챙기고 갔던 옷, 가방, 소지품 등 사소한 것 하나까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도록 되새기고 떠올렸다.

 인양 기간이 줄었다면 미수습자 9명의 유해가 유실되지 않고 , 빠른 시일 내에 찾을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진흙과 바닷물을 먹은 1만7000t의 세월호를 물 밑에서 꺼내긴 쉽지 않았고, 매 순간이 고비였고 사투(死鬪)였다. 

 ◇인양 준비부터 '불협화음' 본 인양 착수까지 2년 걸려

 2015년 4월 22일. 참사가 벌어진 1년만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세월호 인양을 결정했다. 같은 해 8월 7일 중국 업체인 상하이샐비지와 인양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해양수산부는 1년 후인 2016년 7월까지 인양을 완료하겠다는 피력했다. 

 7월이 됐지만 해수부는 선미 리프팅빔 설치 공정 지연 등의 이유로 일정을 한 달, 두 달씩  연기했다. 9월에는 선체 인양 방식마저 바뀌기도 했다.

 상하이샐비지는 지난해 11월 해양 크레인을 활용해 인양하는 '플로팅 독(Floating Dock)' 방식이 기상 여건과 맞지 않는다며 인양 방식을 두 대의 바지선을 이용한 '텐덤 리프팅(Tandem lifting)'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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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6일 오전 9시께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승객 447명과 승무원 24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좌초하고 있다.

 이 여객선에는 수학여행에 나선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 324명과 교사 10명 등 승객 447명과 승무원 24명을 태우고 제주도로 향하던 중이었다.
2014.04.16. (사진=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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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양 방식이 바뀌고 작업이 지연되면서 상하이 샐비지의 기술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끊이질 않았다.

 배 안에 남아 있는 기름을 제거하는 '잔존유 제거' 과정도 2015년 8월 31일에서 10월 25일까지 2달 가까이 걸렸다. 세월호의 뱃머리를 들어올리는 '선수 들기'도 기상 악화 등의 이유로 2015년 5월부터 7월 29일까지 3달이 걸렸다.

 당시 상하이샐비지 측은 "공기탱크로 선체를 띄우는 부력을 만들면 선체 무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준비한 부력재가 부족해 추가로 설치하는 데 한 달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선미 측 리프팅 빔 굴착 작업도 8월 9일부터 12월 25일까지 5개월이나 걸렸다. 세월호 선미가 위치한 지형이 단단한 퇴적층이라 땅을 파서 선미를 들어 올릴 시설을 설치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세월호 무게 '오락가락'에 육상 거치 일정도 지연

 2017년 3월 22일 세월호 본 인양에 착수했다. 19일 시험 인양을 시도하려 했지만 선체를 들어 올릴 인양줄에서 꼬임 현상이 발생하며 난관에 봉착했다.

 순조롭게 진행됐던 인양 과정에서도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해수부는 23일 오전 선체 자세 조정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배꼬리 부분에 길이 11m·폭 7.9m 크기의 램프가 열린 것을 확인했다. 램프가 열린 상태로는 소조기 안에 인양을 끝낼 수 없다고 판단, 선미 램프 제거작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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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 세월호 인양 작업이 11일 마무리됐다. 참사 1091일, 세월호 인양 작업에 나선 지 613일 만이다.

618tue@newsis.com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으로 이동하는 작업도 조류로 인해 지체됐다. 24일 오후 8시30분께 반잠수식 선박 인근 200m 지점에 도착해 25일 오전 4시10분 선박 위에 자리를 잡았다

 세월호가 목포신항만에 도착해서도 거대한 선체를 반잠수식 선박에서 꺼내 철재부두에 옮기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목포 신항만에 도착할 때만 해도 세월호의 무게는 1만3460t으로 추정됐다. 이에 세월호의 구멍을 뚫어 물과 진흙을 제거해 1만3000t으로 무게를 줄이고 특수 이송장비인 모듈 트랜스포터 456대를 도입키로 했다.

 21개의 구멍을 뚫었지만 진흙이 굳어 있어 배수가 잘되지 않았다. 상하이샐비지 등이 다시 계산한 결과 세월호의 무게는 1만4600t으로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세월호의 육상 거치 일정도 10일로 미뤄졌다. 모듈 트랜스포터도 120대를 추가키로 하면서 총 600대로 늘어났다. 마지막 육상 이송을 앞두고는 1만7000t까지 늘어났다.

 처음부터 세월호의 무게가 제대로 측정됐다면 특수 이송장치인 모듈 트랜스포터를 추가 도입하는 시간을 아끼고 세월호의 구멍을 뚫는 천공 작업 등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4월 11일 오후 4시. 2015년 8월 7일 인양 작업에 착수한 지 613일만에 인양작업이 완료됐다. 일부 돌발 변수가 있었지만 선체 인양 과정에서 철저히 준비하고 시행착오를 줄였다면 시간을 좀 더 단축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편 이르면 17일부터 세월호 선체 내부에 진입해 본격적인 미수습자 수색을 실시한다. 선체조사위는 9명의 미수습자 유해 수습과 침몰 원인 규명에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0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m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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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12일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가 본격적인 수색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2017.04.12.(사진=해양수산부 제공)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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