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파헤친 '최순실 게이트' 성과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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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4-24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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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뉴시스】조성봉 기자 =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새벽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들어서고 있다. 2017.03.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검찰이 지난해 10월부터 장장 6개월에 걸쳐 진행한 ‘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 관계자는 “명운을 걸고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수사가 마무리된 현재 서울구치소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종덕·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수감돼 있다. 서울남부구치소에는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이 생활하고 있다.

 반면 최씨의 국정농단 사건을 알고도 묵인했거나 협조한 혐의를 받았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최씨를 등에 업고 각종 특혜를 누린 최씨 딸 정유라씨는 덴마크에서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고 있어 입국날짜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박 전 대통령이 권좌에 있을 때 ‘문고리 3인방’으로 막강한 권력을 누리던 안봉근·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은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성과 못지않게 한계가 뚜렷한 수사였다는 평이 나온다. 헌정사상 첫 대통령 파면이라는 결과를 냈지만, 검찰이 ‘제 식구 감싸기’ ‘부실 수사’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형사부 배당’ 수사 의지 비판

 애초 검찰은 최씨의 ‘검은 손’이 박근혜 정부 전반에 뻗어 있다는 의혹에 대한 사건 수사를 형사부에 배당해 비판받았다. 형사부 특성상, 게이트 수준으로 비화한 당시 사건을 수사할 여력과 능력이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 작아지는 검찰 모습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갔지만 검찰은 검사를 추가 파견하는 수준으로 이 사건 수사를 이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건 JTBC가 최씨 태블릿PC를 확보, 대통령 연설문 등 문건이 유출됐다는 의혹을 보도하면서부터다. 보도 직후 박 전 대통령은 1차 담화를 통해 사과했고, 이를 본 검찰은 그때서야 특별수사본부라는 칼을 빼 들었다. 당시 특수본에 참여했던 한 검사는 “특수본 이전 상황은 아쉽지만, 이후부터는 전면전이었다. 누구를 봐주고 말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수본 수사는 여러 지점에서 다시 비판을 받았다. 검찰은 해외 도피 생활 중이던 최씨가 지난해 10월30일 귀국했지만, 즉시 체포하지 않고 31일 오후 소환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이후 최씨가 귀국 후 은행에서 돈을 찾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판 목소리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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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법원은 이날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2017.04.12.  photo1006@newsis.com
 삼성그룹 등이 경영 현안 청탁과 함께 돈을 건넨 정황이 언론을 통해 다수 보도되는 가운데 뇌물죄 성립이 어렵다는 이유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지 않는 검찰을 향한 쓴소리도 쏟아졌다.

 또 검찰청사에서 웃고 있는 우 전 수석 사진이 보도되며 ‘황제조사’ 논란이 일고 난 직후에서야 우 전 수석 직무유기 혐의 수사가 시작된 점도 비판 대상이 됐다. 국민이 검찰을 바라보는 시선을 어느 때보다 차가웠고, 정치권에서는 특검 도입 논의와 함께 검찰 개혁 주장이 쏟아졌다.

 ◇특검, 모두 13명 구속했지만…

 검찰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90일간 활동하며 모두 13명을 구속하는 성과를 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구속하며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 삼성그룹 총수는 한 번도 구속된 적이 없었고, 김 전 실장은 수사 선상에 수차례 올랐지만 법망을 피해가 ‘법꾸라지’라는 별명이 붙은 상태였다.

 역대 특검 가운데서도 단연 많은 수의 구속자를 냈지만, 한계도 있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뇌물죄 수사에 상당 시간을 투자하면서 기대를 모았던 박 전 대통령 세월호 7시간 의혹과 최씨 재산 형성 과정 등 수사 결과물이 미진했다는 것이다.

 특히 우 전 수석 수사는 뇌물죄 수사와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보다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는 지적이 많다. 파견 검사들이 결국 검찰로 칼끝이 향할 우 전 수석 수사를 주저한다는 이야기도 특검 안팎에서 나왔다.

 특검이 구속기소 한 일부 인원 혐의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특검이 국민적 지지를 기반으로 말 그대로 칼춤을 췄다고 본다”며 “다수 인원을 구속했지만, 재판과정에서 무죄가 나오는 이들도 제법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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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순실 게이트로 구속된 22명.
 이후 검찰 2기 특수본은 특검 수사 결과를 수용해 박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하는 성과를 냈다. 사실상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을 끌어온 수사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다만, 별도 팀을 꾸려가면서까지 매진한 우 전 수석 수사가 구속영장이 기각이라는 암초를 다시 한 번 만나면서 ‘부실수사’라는 뭇매를 맞았다.
현재 검찰은 특수본 규모를 대폭 축소한 뒤 공소유지 체제로 전환한 상태다.

 이와 함께 국정농단 사건 폭로자로서 수사에 협조한 고영태씨를 구속한 상태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검찰은 고씨를 수차례 추가로 불러 조사한 뒤 인천 세관장 인사 개입하고 뒷돈을 받은 혐의(알선수재) 등으로 구속기소한다는 계획이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 관제 데모 의혹 수사도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검찰은 이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허현준(48) 청와대 국민소통비서실 행정관 윗선을 찾는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4월 중 사건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국정농단 게이트 사건 경우 수사 못지않게 공소유지가 중요하다. 상당한 품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과 특검 수사 결과는 재판이 끝나봐야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kafk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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