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 축구

20년 만에 'U-20월드컵 4강 신화' 재현 나선다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7-05-08 10:34:39  |  수정 2017-05-08 10:43:39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일 오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2017 FIFA U-20 월드컵' 축구대표팀 최종소집 및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5.01.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세계 최고의 축구 유망주들이 한국에 모인다. ‘스타들의 등용문’으로 통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이 20일부터 국내 6개 도시에서 열전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에는 하나 뿐인 정상의 자리를 놓고 각 지역별 예선을 통과한 24개 팀이 출전해 경합을 벌인다. 개최국 한국은 1983년 멕시코 U-20 월드컵과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의 4강 신화 재현에 도전장을 던졌다.

 ▲개최국의 자존심 ‘최소 8강’

 한국이 FIFA가 주관하는 월드컵을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02년 일본과 합작해 성인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렀고, 2007년에는 U-17 월드컵 개최국으로 다시 한 번 세계 축구계에 이름을 알렸다.

 두 대회의 성적은 극과 극이었다. 2002년 대회에서는 한국 축구사에 영원히 남을 4강 신화를 일궈냈다. 당시 전국은 태극 전사들을 응원하는 붉은 물결로 가득 찼다. 거스 히딩크(71·네덜란드) 감독은 국민 영웅 대열에 합류했고,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23명 선수들은 어디를 가나 스타 대접을 받았다. 2007년 U-17 월드컵의 분위기는 180도 달랐다. A조에 속한 한국이 1승2패로 탈락하면서 붐을 일으킬 시간조차 없었다. 박경훈(56) 현 성남FC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페루와의 개막전에서 0-1로 패하더니 코스타리카에도 0-2로 덜미를 잡혔다. 한국의 탈락과 동시에 U-17 월드컵을 향한 관심은 싸늘해졌다.

 모든 축구인들이 U-20 월드컵에 나서는 신태용호의 성적에 큰 관심을 갖는 이유다. 1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만난 신태용(47) 감독은 “국내에서 하는 대회이니 최소 8강에 오르겠다. 내심 그 이상도 생각하고 있다”면서 “2007년 17세 대회에서 실패해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는) 압박감은 있다. 홈에서 (일찍) 떨어지면 흥행에도 문제가 있다. 그래서 최소 8강 이상 오르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기니(20일), 아르헨티나(23일·이상 전주월드컵경기장), 잉글랜드(26일·수원월드컵경기장)와 A조에 묶였다.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다.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는 우승 후보로 분류된다.

 개최국의 이점을 안고 있는 한국은 오랜 기간 합숙으로 조직력을 가다듬었다. 시차와 환경에 적응할 필요가 없어 유리한 점도 있다. 신 감독은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하겠다. 그러면 16강에서 수월한 상대와 맞붙어 8강에 갈 수 있다. 준비를 잘한다면 최소 2승1무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면서 “포르투갈 전지훈련을 다녀오면서 ‘조금만 손보면 맞출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4개국 대회를 마친 뒤에는 ‘이제는 뭔가 보여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팀이 될 것 같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승우-백승호 ‘지켜보세요’

 U-20 월드컵은 그동안 숱한 스타들을 배출했다. 디에고 마라도나(57·아르헨티나), 루이스 피구(45·포르투갈), 티에리 앙리(40·프랑스) 등은 이 대회를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현존하는 최고의 선수를 거론할 때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레알 마드리드·포르투갈)와 함께 늘 등장하는 리오넬 메시(30·FC바르셀로나·아르헨티나)도 U-20 월드컵 출신이다. 2005년 네덜란드 대회에 출전한 메시는 6골로 득점왕에 등극했다. 나이지리아와의 결승전에서는 홀로 2골을 책임지며 아르헨티나에 5번째 우승컵까지 선사했다.

 올 여름에도 숱한 예비스타들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FC바르셀로나 듀오인 이승우(19)와 백승호(20)가 대표적이다.

 또래 선수 중 가장 재능이 특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승우는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승우는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기보다는 많이 뛰고 좋은 모습을 보여서 팀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목표는 어느 대회든 우승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인데다 많은 준비를 했으니 최대한 많은 걸 보여 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직 정식 데뷔를 하지 못했지만 FC바르셀로나 소속이라는 점만으로도 엄청난 이슈를 몰고 다니는 이승우는 실력으로 부담감을 극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승우는 “항상 느끼지만 내가 이겨내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이겨내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제22회 차범근 축구대상 출신으로 13세의 나이에 바르셀로나로 건너간 백승호 역시 대회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백승호는 바르셀로나가 FIFA로부터 징계를 받아 2016년 1월까지 공식경기에 참가하지 못했다. 이후에도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해 애를 먹었지만 최근 U-20 대표팀에서 기량을 끌어올리며 컨디션을 회복했다. 백승호는 “한국에도 이런 선수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팀 목표를 말할 때에도 패기가 넘쳤다. 백승호는 “목표는 우승이다. 준비한 것을 경기장에서 보여준다면 우승까지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20세까지는 기량보다는 단합이 더 중요하다. 지금 우리 팀은 단합이 굉장히 잘 된다”고 했다.

 ▲하나 된 21명, ‘승리’만 생각

 20세 이하 월드컵인 만큼 선수들은 무척 당돌하다. 매사에 신중함이 묻어있는 A대표팀 형들과는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가감 없이 이야기하는 것에 익숙하다.

 21명 중 가장 어린 만 18세의 나이로 최전방 공격수의 중책을 맡고 있는 조영욱(고려대)은 “최전방 공격수이니 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싶다”고 말했다. 형들과의 생활이 어렵지 않느냐는 짓궂은 질문에는 “장난을 많이 치는 형들도 있는데 다들 편하다. 큰 차이가 없다”고 웃어 넘겼다.

 미드필더 임민혁(20·FC서울)은 예선 전승 후 4강 진출이라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임민혁은 “조별리그 첫 경기인 기니전을 잡으면 다음 경기는 쉬워질 것 같다”면서 눈빛을 반짝거렸다. 공격수들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수비 포지션의 선수들은 팀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는 각오다.

 센터백 김민호(20·연세대)는 “한국 축구가 정신력이 약해졌다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정신력이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실점 상황이 나오면 몸을 던져서라도 골을 안 먹고 싶다”고 전했다.

 20세의 어린 나이답지 않게 수염을 잔뜩 기른 김민호는 “대회가 끝날 때까지 자르지 않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주전 골키퍼 송범근(20·고려대)은 골키퍼들이 주목을 끌지 않길 바란다는 이색 희망을 공개했다. “우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는 것은 팀이 흔들린다는 것이다. 공을 많이 막아냈거나, 상대 슈팅이 많았다는 의미다. 골을 넣는 선수가 관심을 받아야 한다. 우리는 안전하게 수비를 잘 하겠다.”

 hjkwon@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스포츠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