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이스 급부상' 최원태 "시즌 첫 등판이 인생 터닝포인트"
올해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차세대 에이스로 급부상한 최원태(20)다. 2015년 넥센에 1차 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를 밟은 최원태는 3억5000만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가능성을 보인 최원태는 5월 말 1군 무대를 밟았지만, 프로 1군 무대는 만만찮은 곳이었다. 최원태가 "프로는 완전히 다른 세계더라"고 말하는 이유다. 최원태는 지난 시즌 17경기에서 61이닝을 던지며 2승 3패 평균자책점 7.23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프로 2년차인 올해 최원태는 넥센의 든든한 선발 한 축으로 거듭나고 있다. 8경기에 선발로 나서 4승 4패 평균자책점 3.21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달 21일 고척 롯데전부터 이달 16일 고척 한화전까지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안정감까지 자랑하고 있다. 최원태는 "야구가 잘 되니 꿈에서 깨지 않은 것 같다. 요즘 내가 아닌 것 같고, 부모님도 잘해주시는 것 같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집 반찬이 달라졌냐'는 말에 최원태는 "조금 그런 것 같다. 예전에 야구장에서 밥을 먹었는데 요즘 집에서 먹는다"며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최원태의 진화 원동력은 투심 패스트볼이다. 직구 그립을 포심에서 투심으로 바꿨는데 위력적인 무기가 됐다. 최원태는 "지난해 실전에서 투심 패스트볼은 한 번도 안 던졌다. 지난해 포심 패스트볼을 자신있게 던졌더니 타자들이 자신있게 치더라"며 "투심은 가끔 장난으로 던졌는데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최상덕 코치님이 던져보라고 조언하셔서 준비는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박승민 코치님이 던지라고 하셔서 준비했고, 시즌 첫 등판부터 던졌다"고 덧붙였다. 최원태의 올 시즌 첫 등판은 4월 4일 사직 롯데전이었다. 당시 경기에서 최원태는 1회말 4점, 2회 1점을 헌납했지만 3회부터 6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3회부터 포심 패스트볼을 버리고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최원태의 설명이다.
그는 "직구 사인에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몇 번 던졌는데 당시 포수였던 (박)동원이 형이 '안 맞고 있으니 계속 던지라'고 하더라. 박승민 코치님도 적극적으로 던지라고 하셔서 비중을 늘렸다"고 말했다. 단지 투심 패스트볼 비중을 늘린 것 때문이 아니라, 심경의 변화도 있었다. 최원태는 "2회까지 5점을 내준 후 내려놨다. '잃을 것 없다'는 생각으로 던졌다"며 "그랬더니 잘 되기 시작하더라"고 설명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도 투심 패스트볼이 타자들에게 통하는 무기라는 것을 느낀 최원태는 자신감까지 끌어올려 한층 견고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최원태는 "잘 되지 않았으면 자신감이 떨어졌을텐데 지난달 4일 롯데전에서 통한 후 자신감이 생겼다"며 "직구가 살면서 체인지업도 좋아진 것 같다. 체인지업에도 자신감이 생겨 제구가 된다. 예전에는 한가운데를 보고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올해에는 코스를 보고 던진다"고 설명했다. 이제 시속 150㎞를 넘나드는 포심 패스트볼을 뿌려 삼진을 잡는 상상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최원태는 "삼진 욕심은 있지만, 포심을 던져서 하는 것에는 욕심이 없다. 투구수가 늘어나 나만 힘들 뿐"이라며 "포심은 아예 안 던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1이닝을 소화한 최원태는 신인왕 후보에 오를 자격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 소화한 이닝이 30이닝이 되지 않았다면 올해 신인왕을 노려볼 수도 있는 페이스라 아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최원태는 "전혀 아쉽지 않다. 지난해 경험을 쌓은 덕에 올해 이만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최근 페이스가 매섭지만 최원태의 올 시즌 목표는 소박하다. 그는 "내가 3년씩 잘한 선수도 아니고, 이제 반짝 잘했다. 올해 성적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다. 이닝에 대한 욕심도 없다"며 "선배들에게 몸 관리하는 방법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 부상없이 선발 한 자리를 끝까지 지키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