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가위 임상연구 '갈길 먼 한국'···미국이 가장 활발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에이즈·암 등 난치병 치료는 물론 유전에 의한 질병 등 기존의 의학적 방법으로 치료가 어려운 질환 치료가 가능해 주목받고 있는 유전자가위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연구가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유전자가위 원천기술 4대 보유국 가운데 하나지만 생명윤리법 등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임상연구 전단계인 비임상연구까지의 연구만 활발한 실정이다.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발간한 '유전자 가위기술 연구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 임상등록사이트에 등록된 유전자가위 임상연구는 모두 17건 이었다. 임상연구 17건 가운데 미국이 9건으로 53%나 차지했고 중국 5건(29%), 영국 3건(18%) 순으로 많았다. 한국은 단 1건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질환별로는 종양관련 7건(41%), 감염질환 6건(35%) 유전질환 2건(12%) 순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유전자 가위기술은 기존의 의학적 방법으로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질환 등에 대해 새로운 유전자를 삽입하거나 문제가 되는 유전자를 제거하는 기술이다. DNA 염기서열의 특정부위를 인식하고 자르는 방식에 따라 1세대, 2세대, 3세대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생명윤리법에 따라 유전자 치료는 암, 유전 질환, 에이즈와 같은 난치병이면서 동시에 유전자 치료 외에 마땅히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을 위한 연구에만 적용 가능하고, 인간 배아와 태아를 대상으로 치료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반면 미국, 영국, 중국 등은 잇따라 기초연구를 목적으로 한 인간 배아 연구를 허락하고 있다. 영국 인간생식배아관리국은 지난해 초 유전자 교정을 거친 배아는 14일 내 폐기하고 자궁 착상을 금지하는 조건을 달아 유전자 가위기술을 이용해 인간배아의 유전체를 연구용으로 교정하는 것을 허가했다. 중국도 지난해 쓰촨대 교수 연구진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한 첫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반면 임상연구 전 단계인 비임상연구는 미국, 중국에 이어 3번째로 많았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논문 검색엔진 'Pubmed'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해 11월 기준 84건의 유전자 가위기술을 활용한 치료제에 대한 비임상연구가 진행중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44건으로 전체의 52%를 차지하는 등 가장 많았고 중국(20%, 17건), 한국(6%, 5건), 독일(5%, 4건) 순이었다. 질환별로는 감염질환(32%, 27건), 혈액질환(18%, 15건), 유전질환(17%, 14건)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안전평가원 관계자는 "유전자 가위기술을 활용한 치료제의 개발, 허가·심사등을 위해 세계적으로 유전자치료제 가이드라인을 준용하여 운영 중"이라며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해당 제품 개발 시 적용할 수 있는 유전자치료제 품질·비임상·임상시험 가이드라인을 운영 중에 있으며 향후 제품 특성에 맞춰 필요시 추가적인 가이드라인 등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