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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홧김에 살인까지'…불쑥불쑥 치솟는 '분노 범죄' 막으려면?

등록 2017-06-27 05:50:00   최종수정 2017-06-27 08: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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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뉴시스】강경국 기자 = 경남 양산시 한 아파트에서 외벽 보수 작업 중이던 김모(46)씨의 밧줄을 잘라 살해한 사건의 피의자인 아파트 주민 서모(41)씨가 15일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2017.06.21.(사진=경남지방경찰청 제공)  photo@newsis.com 
위험 수위 넘은 '분노 범죄'···사회안전망 구축 시급
누적된 스트레스·불만, 극단적 표출···주변 관심 필요

#1. 고층 아파트에서 밧줄에 매달려 외벽 보수 작업을 하던 40대 남성이 추락해 숨졌다.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밧줄은 자른 것은 다름 아닌 아파트 주민이었다. 술을 마시고 잠을 자려다 작업자들이 튼 음악 소리가 시끄러웠다는 것이 범행 이유였다.

사건은 지난 8일 경남 양산의 15층짜리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이 아파트에서 외벽 보수 작업을 하던 김모(46)씨가 밧줄이 끊겨 추락해 숨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김씨가 의지해 작업하던 밧줄을 누군가 고의로 자른 흔적을 확인했다. 경찰은 탐문 수사 끝에 이 아파트 주민 서모(41)씨를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서씨는 외벽 보수 작업자들이 켜놓은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며 옥상으로 올라가 작업하던 김씨의 밧줄을 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서씨는 다른 작업자의 밧줄도 끊으려고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용직 노동자인 서씨는 사건 당일 일감을 얻지 못해 화가 난 상태에서 술을 마셨다. 폭력 등 전과가 있는 서씨는 경찰 조사에서 치료감호소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또 서씨는 평소에도 술을 자주 마셔 아파트 주민에게도 기피 대상이었다.

경찰은 서씨를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하고, 보수 공사 업체를 상대로 안전관리 등 책임이 없는지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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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뉴시스】강경국 기자 = 경남 양산시 한 아파트에서 외벽 보수작업중이던 김모(46)씨의 밧줄을 잘라 살해한 사건의 피의자인 아파트 주민 서모(41)씨가 사용한 범행도구. 2017.06.21.(사진=경남지방경찰청 제공)  photo@newsis.com 
한편, 숨진 김씨는 아내와 고교 2학년생부터 27개월 된 아이까지 5남매를 책임지는 가장이었다.

#2. 충북 충주에서 인터넷 서비스가 마음에 안 든다며 인터넷 수리기사를 살해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A(55)씨는 인터넷 수리 요청을 받고 자신의 원룸을 찾아온 인터넷 수리기사 B(53)씨에게 다짜고짜 "당신도 갑질하려고 하는 거 아니냐"며 시비를 걸었다.

A씨는 언성을 높이다 감정이 격해지자 자신의 집에 있던 흉기를 B씨를 향해 마구 휘둘렀다. 가까스로 문을 열고 A씨의 원룸에서 빠져나온 B씨는 헬기로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범행 과정에서 얼굴 등을 다친 A씨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뒤 곧바로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아 오래전부터 해당 업체에 불만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범행 동기 등 횡설수설하는 부분이 많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A씨에 대한 정신 감정 의뢰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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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뉴시스】강신욱 기자 = 지난 16일 충북 충주시 자신의 한 원룸에서 흉기를 휘둘러 인터넷 수리 기사를 숨지게 한 50대 피의자가 20일 현장검증을 하러 사건 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7.06.20. ksw64@newsis.com
충북 충주경찰서는 지난 17일 A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미리 흉기를 준비했는지 등 범행 동기를 추궁하고 있다.

최근 순간의 분노나 충동을 조절하지 못해 발생하는 충동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충동 범죄가 이른바 ‘묻지 마 폭행’이나 살인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지면서 애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분노 범죄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채 원인 제공자에게 분노를 드러내거나, 불특정 다수를 향해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분노 조절 장애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또 충동 범죄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무작정 참기보다, 평소에 적절히 감정을 발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차선을 양보하지 않는다며 폭력을 행사하거나 보복 운전을 하는가 하면 결별을 요구하는 여자 친구를 폭행하는 등 한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해 발생하는 범죄 유형은 다양하다. 또 갈수록 흉포화하고 있다. 
 
경찰청이 발표한 '2015 통계연보'에 따르면, 상해나 폭행 등 폭력범죄 37만2000건 중 우발적 범죄 또는 현실 불만 관련 범죄가 14만8000건으로 41.3%를 차지하고 있다. 살인이나 살인미수 범죄 건수 975건 가운데 우발적이거나 현실 불만이 원인인 범죄도 403건으로 집계됐다. 10명 중 4명이 홧김에 범죄를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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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뉴시스】강신욱 기자 = 지난 16일 충북 충주시 자신의 한 원룸에서 인터넷 수리기사를 살해한 50대 피의자가 20일 현장검증을 한 사건 현장에 혈흔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2017.06.20. ksw64@newsis.com
특히 분노 범죄가 날로 증가하고, 범죄 양상도 갈수록 흉포화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위험 수위에 오른 분노 범죄를 줄일 방안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사회적 박탈감과 자괴감이 극단적인 감정인 분노로 표출돼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분노 조절을 위해 평소 가족 등 주변의 관심이 중요하다는 것이 공통된 설명이다.

박성용 나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평소 쌓인 불만이나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해소하지 못하다가 극단적인 방법으로 표출되고 있다"며 "특히 그 피해의 대부분이 애꿎은 사회적 약자라는 점에서 분노 조절 장애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박 과장은 이어 "억눌린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신과 치료나 심리 상담을 적극적으로 받아보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무엇보다도 평소 가족 등 주변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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