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정의 寫讌] 쉼표 하나
어느 여름날, 산사로 향하는 고즈넉한 길목에서 잠시 걸음을 멈춥니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시냇물을 따라 짙은 초록빛 유화가 펼쳐지고 벚꽃이 진 자리에는 빨강 노랑 막대사탕이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단풍나무에는 분홍빛 사랑의 씨앗이 매달렸고 아무렇게나 피어난 수풀 사이로 빼꼼 얼굴 내민 열매들은 빨갛고 탐스럽게 익어갑니다. 나무 그늘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쉬어가고 싶은 그런 날. 쉼표 하나 찍어봅니다. <조수정의 寫讌은 사진 '사(寫)', 이야기 '연(讌)', '사진기자 조수정이 사진으로 풀어놓는 세상 이야기'입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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