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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마 나오키 日외무성 전 차관 "아베 개헌은 이제부터"

등록 2017-07-09 06:00:00   최종수정 2017-07-11 09: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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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가자마 나오키(風間直樹·51) 전 외무성 차관(현 민주당 참의원)은 일본의 대표적인 지한파 정치인이다. 그는 민주당(현 민진당)의 간 나오토(菅直人)전 총리가 지난 2010년 8월 한국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식민지 지배를 사죄하는 담화를 발표할 때 물밑에서 한국 정부와 소통하며 ‘국민의 뜻에 반하는'이라는 문구를 넣은 한·일 주역중 한명으로 평가받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초청으로 아시아 정당회의' 참석차 방한한 가자마 전 차관을 5일 서울 마포의 한 호텔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그는 이자리에서 도쿄도 선거에서 패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개헌 작업은 "이제부터"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가 북핵 해법으로 꺼내든 '핵동결-폐기' 프로세스가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중국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도쿄도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돌풍에 밀리며 대패했다. 욱일승천하던 자민당이 이번 선거에서는 왜 맥을 못췄다고 보는가.

“크게 두 가지다. 집권 자민당이 도쿄도 선거에서 고이케 도지사가 이끄는 도민우선회에 참패한 첫 번째 원인은 사학스캔들을 비롯한 아베 총리의 ‘부정(독직의혹)’이다. 또 다른 하나는 (테러 관련) 법안의 강제 채택이다. 이 법안의 골자는 경찰의 권한을 늘려 조직 범죄를 방지한다는 것이다. 현 정부는 테러 대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해왔지만, 인권 침해 요소를 안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블룸버그를 비롯한 일부 외신은 선거 직후 일본 주식을 사야할 때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아베 총리가 도쿄도 선거에서 분출된 민심에 굴복해 개헌을 비롯한 정치 이슈보다는 경제 이슈로 정책의 초점을 옮길 것으로 이들은 내다봤다.

“잘못된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개헌은 이제부터다”


-아베 총리가 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개헌 작업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뜻인가. 일본 국민들이 헌법 개정을 수용하겠나.

“(아베 정부가 추진중인) 개헌작업은 아직 초기 단계다. 자민당 당내에서 현재 개헌안을 놓고 의견을 수렴중이다. 아베 정부는 이러한 작업을 올해 계속해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직까지 개헌안에 무엇이 담길지, 그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다들 잘 모르는 상황이다.  헌법개정과 관련, 유일하게 외부로 드러난 것은 헌법상 자위대라는 존재를 확실하게 넣자는 정도다”


-아베 총리는 왜 개헌에 집착하는가. 영토 밖에서 교전할 수 있는 집단적 자위권 발동은 2014년 해석개헌으로 이미 가능하지 않은가.

“아베 총리는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남기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자민당은 개헌을 위한 정족수도 확보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4년 7월 1일 각의 결정을 통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위헌이라는 역대 내각의 헌법 해석을 수정했다. 이 해석 개헌으로 우방국 등이 공격받을 때 자국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반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을 아베 정부는 행사할 수 있다.)”


-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가 못한 일을 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겠다는 집념이 그를 이끌고 있다는 뜻인가

“(단순히) 외할아버지를 넘고 싶다는 게 아니라고 본다. 기시 총리가 재직 하던 시절로 돌아가보자.  그가 당시 뭘 원했는지 생각해보자. 일본은 사실상 미국의 보호국이었다. 미일안보조약·(주둔군)지위협정 등 (불평등 조약으로) 미국 정부는 (일본내) 원하는 장소에 원하는 무기와 병력을 마음대로 보낼 수 있었다. 기시 총리는 그것을 어떻게든 고치고 싶어했다. (헌법을) 고쳐 미국과 대등한 관계를 맺으려는 게 그의 소망이었다. 그것을 손자인 아베 총리가 해내고 싶어한다.  그런 마음이 있다는 게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 평화헌법을 고쳐 보통국가로 돌아가자는 헌법 개정의 기본 정신에 공감한다는 취지인가. 이 헌법은 태평양 전쟁 패전 후 연합군이 강제한 것이다.

“아베 총리의 생각이 그럴 것이라는 뜻이다. 외조부가 목표로 삼은 것을 그 손자가 이루려고 한다는 얘기다. 아베는 일본과 미국을 대등한 관계로 만들고 싶어한다. (이러한 생각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내가 아니라 국민이 판단할 문제다”


- 하지만  아베 총리가 개헌을 밀어붙일 여력이 있겠는가.  도쿄도 선거 패배 이후 벌써부터 당내 이반의 바람이 거세다.

“아베 총리의 자민당 내 구심력이 (선거패배로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내각 지지율이 떨어지고 도쿄도 선거에서도 대패했다. 아베 총리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개헌 내용을 만들 수 있는 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확실히 더 어려워졌다. 이번 선거 결과는 정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내년 12월 이전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도 많은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

-자민당은 지난 2009년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패한 뒤 무려 54년만에 민주당에 정권을 넘겨주지 않았나. 궁지에 몰린 아베 총리가 납북자 귀환이나 북한과의 수교 추진 등 깜짝 카드를 뽑아들 가능성은 없나. 이 역시 외할아버지를 확실히 뛰어넘을 수 있는 길이다.

“아베 총리가 개인적으로 (북한과 수교를) 추진하고 싶어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정치 아젠다로 삼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과 수교는) 실현 가능한 의제는 아니다. 개인적으로 수교에 뜻이 있을지 모르지만,  아젠다에 포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일본 정치권도 역동적이지 않은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일본 국민들의 안보 불안심리를 자극해 '흔들리는' 아베 총리를 되살리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번 방한에서 회동한 한국의 국회의원들은 주로 어떤 질문을 했나.

“(한국 의원들은) 일본 도쿄도 선거의 후폭풍이 어디로 불지에 관심이 많았다. 아베 총리가 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요동치는 일본 정국의 변화,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등을 화제로 삼았다. 여당 의원들은 특히 북한을 제재해도 대화로 이끌어내야지 제재를 위한 제제를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대륙간 탄도미사일 관련 질문은 거의 없었다.”

- 북한이 거리만 보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문제가 화제에 오르지 않았다는 것이 더 놀랍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연중행사다. 일년 내내 하는 행사다. 이번 미사일 발사도 한국이나 일본의 안보에 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북한의 보여주기식 행보에 가깝다. 이번 방한에서 만난 한국의 국회의원들도 미사일 발사 얘기는 거의 화제로 삼지 않았다. 이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인지도 아직 확실하지 않다. “


-지역구가 니가타 현이다. 니가타 현은 일본에서 납북 일본인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일본인 납북자 문제의 상징인 요코타 메구미(橫田惠) 도 이곳 출신이다. 연중으로 미사일을 쏘아대고 세계 최강국인 미국을 상대로 도발하는 북한은 어떤 나라라고 평가하는가. 

“북한은 모험적인 독재국가다. (자국민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유린하고 있다. . 하지만 (미국을 상대로 핵도발을 거듭하는) 북한은 현재 오판하고 있다. 일본 전역에 산재한 미군기지 (100곳 가운데) 40개를 구석구석 탐방해본 경험이 있다. 그 때 느낀 것은 미국의 엄청난 군사력이다. (미국은) 일본의 기지에 배치된 전력만으로도 (북한을 상대로)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한국의 문재인 정부도 '사고뭉치' 북한을 평화의 길로 이끌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북한 핵의 ‘모라토리움-동결-비핵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1994년 미북간 제네바 합의에서 드러났듯, 이미 실패한 해법이다. 이번에는 먹힐 것으로 보는가.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 유인도 없다. 지난 2002년 부시 행정부가 발표한 연두교서를 떠올려 보자. 부시 대통령은 당시 북한, 이라크, 이란을 악의축으로 지목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이라크는 망했다. 이란도 핵개발에 나섰다. 미국의 군사력을 감안할 때 북한은 핵밖에 없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해도 그렇게 이상하지 않다고 본다.“


-미국의 헨리 키신저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한국 참여정부 외교 안보 라인의 인사들을 만나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작은 나라인 북한 하나를 어쩌지 못한다며 자조 섞인 목소리를 낸 적이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북한을 상대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문재인 정부는 전 정권과 비교해 중국과의 인맥이 상대적으로 풍부하다고 본다. 한국 정부는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활용해야 한다. 그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결국 북핵 해결의 해법은 중국이 쥐고 있다. 예컨데, 중국이 북한을 상대로 석유공급을 중단하도록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석유가 안 들어오면 북한 군대도 훈련할 수 없다. 그게 북을 제어할 유일한 방법이다.” 


-중국이 한국 정부의 의도대로 움직여줄 것으로 보는가. 문재인 정부와는 사드(THAA·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풀어야 할 해묵은 과제도 여전하다.

“중국은 적어도 올해 안에는 (북핵 문제 해결에) 전력을 기울이기 힘든 상황이다. 내년 3월까지는 중국 안에서 공산당 당대회 등 정치적 행사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중국의 국내 정치가 발목을 잡는 그런 상황이다. 그게 풀리는 내년 4월 이후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다.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북한의 핵개발이 중국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고 보면 그럴 수(송유관을 잠글 수) 있다고 본다. ”


-끝으로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게 된 계기를 알려달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초청으로 방한하게 됐다. 그는 6년 전부터 아시아 정당회의를 운영해 왔다. 한국방문 목적은 정 실장 주최의 이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정 실장은 공교롭게도 독일에서 열리는 G20에 참석해 자리를 비웠다. 방한 이후 친하게 지내는 여야당 의원들을 만나서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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