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교사 급증·교대생 임용대란···2006년 데자뷰
초중등 교사 임용 축소···교대생 역차별 논란 야기 내년도 영양교사 선발, 올해보다 5배 이상↑ 초등교원 선발 40%↓···중등교원 14%↓ 교대생들 "누가 교대가서 교사 되겠나" 【세종=뉴시스】백영미 기자 = 초중등교사 선발 인원이 대폭 줄어 발생하는 '임용대란'이 반복되고 있다. 영양교사 선발 인원을 11년전처럼 크게 늘린 것이 초중등교사 임용 규모가 대폭 축소되는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18학년도 임용시험 사전예고' 결과에 따르면 내년도 영양교사 선발 인원은 총 361명으로 올해(64명)보다 무려 464%(297명) 늘어나 경쟁률이 예년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초등학교교사는 올해보다 40%가량(2228명) 줄어든 3321명, 중등교사는 약 14%(492명) 감소한 3033명을 각각 뽑아 경쟁률이 크게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두고 지난 2006년과 2007년 영양사를 영양교사로 특별 채용하면서 야기된 교대생 역차별이 또 다시 발생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전체 초중고교 영양사(7196명)의 44% 수준에 달하는 인원을 2006년(2174명)과 2007년(1960명)영양교사로 채용하면서 초등교원 임용 규모는 6585명에서 4339명으로, 중등 교사는 4989명에서 3874명으로 각각 축소됐다. 당시 사범대를 졸업한 후 임용고시를 준비했던 A씨는 "영양교사 관련법이 개정되는 과정에서 교육단체들이 반대의견을 냈음에도 공청회 없이 법 개정이 추진됐다"면서 "영양사들은 2006~2007년 전공시험 없이 교육학과 면접만으로 영양교사로 전환됐고 교직사회의 정의를 뿌리째 흔들었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초등교사 임용 축소 방침에 반발한 교대생들은 2006년 광화문 등지에서 '교대가 실업소 양성소?'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수업을 거부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이는 11년이 흘러 교대생들이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선 현재와 빼닮았다. 지난 11일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은 서울역 광장에서 '전국 교대생 총궐기'를 개최했다. 초중등교사 지망생들은 학생들의 바른 식습관 형성과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돕는 영양교사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국어, 영어, 수학 등 교과담당이 아닌 영양교사 등 비교과에 투자가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초등교사 지망생 B씨는 "국, 영, 수 교사를 뽑지 않는 지역까지 생겨날 정도로 교과담당 교사 정원이 기형적으로 줄고 있는데 실제 수업 시수가 거의 없는 영양교사 선발 인원은 5배 이상 늘어났다"면서 "아이들이 줄어 교사수도 줄여야 하겠지만 영어과만 봐도 6000명 지원에 174명을 뽑는다. 이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일반 사립대를 졸업한 후 회사를 다니다가 교대에 재입학한 C씨는 "교대생, 사범대생은 공정한 절차를 통해 몇 년을 공부하고 실습을 거쳐 교사가 되는데 (비교과로 투자가 쏠리면서)역차별을 받고 있다"면서 "앞으로 누가 어렵게 교대를 가서 교사가 되려고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교육계에서는 학생수 감소 속에서 10여년간 지속돼온 교원 수급 문제를 해결하고 교과목별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려면 정부의 중장기적 대책은 물론 사회적 합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원의 신분과 임용체계를 바꾸는 문제부터 교원 운용의 묘를 살리는 방안까지 폭넓은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정부는 논의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교원들에게 제시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하고 나아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