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해양영토 대장정④]"우리는 한배를 탔다"…마라도 탐방 대신 얻은 것

등록 2017-08-16 17:57:31   최종수정 2017-08-30 10:41:00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독도=뉴시스】12일 오후 독도에서 '대한민국 해양영토 대장정'에 참가한 대학생들과 인솔교수, 한국해양재단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한국해양재단)
【제주=뉴시스】최희정 기자 = "파도가 높아서 오전에 마라도로 들어가는 배가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한국해양재단이 주최하는 '해양영토 대장정'이 6일째인 지난 14일. 오전 8시30분께 재단 관계자로부터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를 못 가게 됐다는 공지를 받았다.

전날 비바람이 불어 배가 못 뜰까봐 우려했는데, 결국 갈 수 없게 됐다니 아쉬움이 컸다.

대학생들 얼굴 표정에서도 아쉬움이 묻어났다. 동아대 3학년 이선근(25)군은 "제주도에서 마라도로 가는 것이 하이라이트인데 기상 상황때문에 취소돼 아쉽다"고 털어놨다.

반면 이틀 전 동해로 간 또다른 '해양영토 대장정' 참가 대학생 90여 명은 악천후 속에서도 동해의 끝 섬 독도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해양재단에 따르면, 지난 12일 파도가 높아 독도행 여객선 대부분이 결항됐는데 이날 오후 12시30분께 한 척이 남아 있어서 대학생들이 타고 독도에 갈 수 있었다. 울릉도 주민들이 12일 당일 접안이 안된다고 했고, 독도박물관 해설사도 접안이 어렵다고 했다고 한다.

동덕여대 3학년 양수정(23)양은 "비가 계속 내리고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가는데 파도가 심하게 쳐서 배가 독도 근처까지 가는 것이 목표였다"며 "창 밖으로 독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려 했다"고 말했다.

associate_pic
【제주=뉴시스】최희정 기자 = '대한민국 해양영토 대장정'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14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중문에 위치한 '제주국제평화센터'에서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 dazzling@newsis.com
이어 "울릉도 주민들도 (우리가) 못 들어갈 줄 알았는데 들어갔다고 했다"며 "배에서 내렸을 때 감격스러웠다. 포기하는 마음이었다 감동을 배로 느꼈다"고 전했다.

해양영토 대장정에 참가하는 대학생은 총 180여 명으로 이 가운데 '희망팀' 90명은 동해를 중심으로 울릉도·독도와 강원 속초·고성군·경북 포항시·부산 등을 방문했다.

기자를 포함한 '도약팀' 대학생 90여 명은 서해를 중심으로 백령도·완도·군산·여수·부산·제주 등을 탐방했다.

14일 오전 11시께 마라도에 가는 대신 대학생들은 제주 서귀포시 중문에 위치한 '제주국제평화센터'에 들렀다.

해설사는 "제주에서는 관(정부)을 통하지 않고 남북 민간인들끼리 많은 교류를 했다"며 "북한측을 제주도에 3번이나 초청해 민간차원에서 교류했다"고 했다. 그는 또 지난 2000년 9월 김용순 북한 노동당 비서가 제주를 방문해 쓴 글을 소개하기도 했다.

대학생들은 남북 교류의 장 등 평화 관련 주제의 사진·기록물을 감상하거나 세계 평화에 기여한 정상을 비롯한 다양한 밀랍 인형을 모아놓은 전시관을 구경했다.

associate_pic
【제주=뉴시스】최희정 기자 = '대한민국 해양영토 대장정'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14일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위치한 제주민군복합항(제주해군기지)을 방문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dazzling@newsis.com
한양대 경영학과 재학생인 이태훈(25)씨는 "'실과'를 본적은 있어도 '통일' 교과서를 본 적은 없었다"며 "처음 봐서 신기했다"고 말했다.

전자방명록 앞에서 메시지를 남긴 대학생들도 있었다. 어떤 내용을 남겼냐고 묻자 원광대 1학년 김택민(20)군은 "'세계평화를 기원합니다'고 썼다"고 답했다. '행복을 기원한다' '선우야 꽃길만 걷자' '왔다감' 등 재미있는 메시지도 눈에 띄었다.

점심을 먹고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위치한 제주민군복합항(제주해군기지)을 방문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충무공 이순신 동판 부조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해군 대령이 나와 강당에서 제주민군복합항 등 해군에 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동서대 3학년 이주희(24)군은 "이곳에 자연친화적인 해군기지가 만들어진 것 같다"며 "군대를 갔다와서 안보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뉴스에서 부정적인 소식만 듣다가 막상 방문해보니 인상깊었다"고 했다.

영상이 끝난 뒤 해군제주기지전대장 유재만 대령은 "여러분이 온다 해서 배를 다 모아놨다. 여러분은 정말 행운아"라며 "이 곳에 충무공 이순신함, 세종대왕함과 고속정을 업그레이드한 고속함이 있다. 쭉 들어와 보면 다 볼 수 있다"고 했다.

associate_pic
【제주=뉴시스】최희정 기자 = '대한민국 해양영토 대장정'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14일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위치한 제주민군복합항(제주해군기지)을 방문했다.  사진은 이날 대학생들이 탑승한 버스에서 촬영한 해군 초계전투함(PCC)을 비롯한 여러 전투함정이 부두에 정박한 모습. dazzling@newsis.com
하지만 시계를 보니 오후 3시 20분. 1시간 반 뒤 출발하는 여수행 여객선을 타려면 서귀포시에서 제주시로 서둘러 넘어가야 했다.

전세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짧게나마 해군 공보관의 설명을 들었다.

공보관이 "배가 한척도 없을 때가 있는데, 오늘 4척이나 있다"며 "함정 견학이 잡혀 있었는데, 일정상 안되는 것 같다. 출입 보안 조치를 다 해놨는데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학생들은 머리를 쥐어뜯거나 소리를 지르며 아쉬워했다.

배를 타고 가는 시간은 길었다. 오후 4시50분 한일골드스텔라호를 타고 여수까지 도착하는데 거의 5시간 걸렸다.

대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거나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특히 조별 팀원끼리 제작한 UCC(동영상)를 최종 발표하는 시간에 가장 행복해 보였다.

associate_pic
【제주=뉴시스】최희정 기자 = '대한민국 해양영토 대장정'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14일 오후 제주도에서 전라남도 여수로 향하는 여객선을 타고 UCC(동영상) 발표를 하고 있다. dazzling@newsis.com
마라도에 못갔는데 아쉽진 않냐는 질문에 가천대 2학년 신동윤(21)군은 "이번 기회가 아니면 가기 힘들텐데…"라고 아쉬워하면서도 "체험은 둘째치고 사람들을 만나고, 얘기하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장정을 통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른 대장정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용인대 3학년 김종보(22)군은 15일 일정을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학군단 동기가 오자 해서 왔다"며 "걷는 것이 힘들었지만,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매 시간이 행복했다. 다 좋았다. 서해 사람들이 좋아서 갔다. 이 사람들과 함께 해서 좋았다"고 밝혔다.

dazzling@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