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트럼프 집회에 경찰 '차벽' 설치···文정부 들어 '처음'
문재인 정부 들어 집회·시위 현장에 첫 차벽 눈길 마지막 차벽은 지난 4월26일 사드 장비 반입 현장 경찰개혁위 권고안 선언한 지 두 달 만에 등장해 【서울=뉴시스】김지은 안채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7일 진보단체들의 반대집회 현장에서 경찰이 해산 명령 후 차벽을 설치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집회·시위 현장에 차벽이 설치된 건 처음이다. 경찰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에서 반대 집회를 진행하던 'NO트럼프 공동행동'(공동행동)이 해산 명령에 불응하자 차벽을 설치했다. 경찰은 20여대의 경찰 버스로 광화문 광장을 U자 형태로 감싸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길을 막았다. 이날 220여개 진보단체들로 구성된 공동행동 측은 오후 1시로 계획된 집회를 위해 광화문 광장 앞 이순신 동상 앞에 모여들었다. 경찰은 경호 구역이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막아섰다. 시민들은 이에 항의하며 경찰과 약 1시간 가량 대치했다.
경찰은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시위가 가능하지만 대통령 경호 등의 이유로 일부 지역의 경우는 제한할 수 있다"면서 "광화문 광장이 이동 경로에 속하기 때문에 경호구역을 설정할 수 있으며 (오늘) 설정 됐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광장의 남단을 메우고 '트럼프 물러가라', '무기 강매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경찰은 오후 1시35분께부터 "양쪽 횡단보도가 완전히 막혀 통행이 어렵다. 이순신 동상 앞의 공간으로 와서 의사 표시를 해 달라"며 경고 방송을 5차례 진행했다. 대치가 격화되고 일부 시민이 피켓을 던지는 등 분위기가 고조되자 경찰은 오후 2시16분께 경찰 버스를 이용해 차벽을 설치했다. 차벽을 설치하던 도중 경찰은 1차 해산 명령을 했다. 차벽 설치를 마무리한 후 경찰은 한 번 더 해산 명령을 내렸으나 대치는 해소되지 않았다. 공동행동 측은 항의를 이어가던 도중 평택에서 출발한 트럼프가 광화문 광장을 경유해 가자 피켓을 흔들며 구호를 외쳤다. 현재는 자리를 옮겨 예정대로 오후 3시께부터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의 차벽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집회·시위 현장에서는 처음 설치된 것이라 눈길을 끈다. 경찰이 마지막으로 집회·시위 현장에서 차벽 설치를 한 것은 지난 4월26일 경북 성주군에 사드 장비를 반입할 당시다.
지난 9월7일 경찰개혁위원회는 집회시위 자유 보장 권고안을 발표하며 차벽을 폭력성이나 불법성이 없는 집회시위에는 원칙적으로 배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발표 2달 만에 차벽 설치 사례가 나온 셈이다. 당시 경찰은 "차벽은 경찰 인력과 폴리스 라인만으로는 집회 참가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거나 과격 폭력행위를 제지할 수 없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행동은 경찰의 차벽 설치에 대해 "스스로 '촛불'로 세워졌다고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가 차벽을 동원했다"라며 "전쟁 위협과 무기 강매, 강도적 통상 압력을 일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반대하기 위해 모인 전쟁반대 평화실현의 민의를 국민들과 트럼프로부터 격리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동행동은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경호를 이유로 트럼프에 반대하는 국민에게 침묵을 강요하고 집회·시위의 자유를 봉쇄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촛불 민의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