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구속 사유는…'이석수 불법사찰'이 제 발등 찍었다
자신 감찰한 이석수 불법 사찰해 덜미 법원, 혐의 소명 및 증거인멸 염려 인정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악연' 이석수(54) 전 특별감찰관으로 인해 세 번째 영장심사에서 구속을 면치 못하게 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이 전 감찰관 불법 사찰 관련 혐의를 지적했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전략국장에게 자신을 감찰 중인 이 전 감찰관을 뒷조사해 보고하도록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전 감찰관은 우 전 수석의 처가 부동산 넥슨 매각 등 의혹을 감찰해 우 전 수석과 갈등을 빚은 인물로, 우 전 수석이 당시 섭섭함을 토로하며 "왜 감찰을 하느냐"라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도 내놓은 바 있다. 앞서 검찰은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추 전 국장 등 사건 중요 관계자들이 혐의와 관련된 의미 있는 진술을 내놓은 바 있고, 문건 등 증거 자료도 충분히 확보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검찰은 또 우 전 수석이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우 전 수석이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고, 정상 업무의 일환으로 봤다는 주장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법률의 부지(不知)는 책임을 면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우 전 수석과 같은 법률 전문가가 불법 여부를 몰랐을 리 없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검찰은 구속 심사에서도 이 점을 강력하게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장심사를 맡은 권 부장판사는 먼저 우 전 수석이 받고 있는 다양한 불법 사찰, 블랙리스트 지시·운영 등 혐의가 소명됐다고 봤다. 검찰이 확보한 진술 및 물적 증거를 인정한 것이다. 특히 이 전 감찰관에 대한 불법 사찰을 한 혐의가 구속 결정타가 됐다. 우 전 수석이 이와 관련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상 구속 사유는 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칠 염려가 있을 경우가 해당된다. 우 전 수석의 경우에는 이 전 감찰관 불법 사찰과 관련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 점이 구속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앞서 우 전 수석은 두 차례 구속 위기에서 모두 벗어난 바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청구한 구속영장은 모두 법원의 기각 결정을 받았다. 우 전 수석을 구속할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특히 두 번째 영장의 경우에는 혐의 내용과 관련해 범죄 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고, 증거 인멸 및 도망칠 염려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다. 당시 영장심사를 맡은 법관은 권 부장판사였다. 그러나 결국, 우 전 수석은 자신에 대한 감찰을 진행한 이 전 감찰관을 '불법 사찰'한 혐의로 끝내 덜미가 잡혔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