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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서 왕따된 트럼프, '예루살렘 결의안' 찬성국 지원 끊나

등록 2017-12-22 16: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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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지구=AP/뉴시스】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서안지구 베들레헴의 거리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풍자 벽화가 그려져 있다. 2017.12.8.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유엔 총회가 미국의 반발 속에 '예루살렘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사전 경고 대로 찬성 국가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중단할지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유엔 긴급 총회에서 미국의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선언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은 전체 193개 회원국 가운데 찬성 128표, 반대 9표, 기권 35표로 가결됐다. 21개국은 표결에 참가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찬성표를 행사한 국가들에 대해 재정 지원 중단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원조를 받은 나라들이 고마움을 모르고 미국의 뜻을 거스르려 한다는 논리를 폈다.

 미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원조를 받는 상위 10개 나라는 순서대로 아프가니스탄, 이스라엘, 이집트, 요르단, 케냐, 탄자니아,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이들 가운데 예루살렘 결의안에 반대한 국가는 이스라엘 뿐이다. 팔레스타인과 예루살렘 영유권 분쟁을 벌여 온 당사국이니 당연한 선택이다. 나머지 8개국은 모두 찬성했고, 케냐는 불참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이 대외 원조뿐만 아니라 유엔에도 막대한 자금을 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54억 달러 규모의 유엔 핵심예산 54억 달러(약 5조 8300억 원) 중 22%를 감당 중이다. 회원국 중 최대 규모다.

 AP통신은 결의안이 가결되자 미국 정부가 찬성국 지원 중단 문제를 놓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말'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분담금 감축 의사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유엔의 역할과 효율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미국의 지원 내역을 재고하겠다고 계속 주장해 왔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21일 "정부는 이들 국가(결의안 찬성국)들과 미래에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지만 최종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도 성명을 통해 "유엔 표결은 우리가 외교 관계를 설정할 때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라며 "이 것 만이 유일한 최우선 요소는 아니다. 물론 더 이상 이를 간과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루살렘 결의안 찬성국 지원 중단을 강행할 경우 미국도 정치적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이집트와 요르단은 중동국 가운데 유일하게 이스라엘과 평화적 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 나라에서마저 반미 감정이 심화하면 이-팔 문제에 관한 미국의 입지가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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