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백의종군 선언 안하나'…국민의당 일각 볼멘소리
【서울=뉴시스】이근홍 김난영 기자 =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간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통합 이후의 거취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을 놓고 국민의당 일각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백의종군을 선언한 만큼 유 대표도 공평하게 2선 후퇴를 약속해 통합신당 창당 과정에 동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게 국민의당 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바른정당은 유 대표의 2선 후퇴 선언이 당 지지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오히려 통합 논의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5일 "양당 대표의 2선 후퇴 제안은 유 대표가 먼저 했다"며 "이미 지난해 11월 통합 논의 초반부터 얘기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 대표가 공개적으로 의사표명을 안하고 있는데 지금 와서 그 '합의'를 깨면 (그는) 정치적으로 끝"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른정당은 통합 논의가 이제 본격화한 시점에서 당대표의 거취 문제를 서둘러 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의 경우 통합 여부를 놓고 찬성파와 반대파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바른정당은 의원 대다수가 통합에 찬성하고 있는 만큼 당대표가 굳이 백의종군까지 선언하며 '승부'를 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유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향후 거취에 대한 질문을 받고 "통합에 대해서 결론도 안 났는데 지금 그런 얘기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자리에 함께 있던 같은 당 유의동 수석대변인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비교하는데 지금 국민의당은 통합을 위해 자체적으로 동력을 만들어야하는 상황"이라며 "우리 당은 22명 탈당 이후 오히려 (의견 수렴 등이) 콤팩트(Compact·치밀한)하게 가고 있어서 당원들이 만족스러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지금 유 대표가 통합 후 대표직을 그만둔다고 하면 아마 바른정당 당원들은 통합을 안 하겠다고 할 것"이라며 "국민의당의 입장이 명확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섣부르게 유 대표의 거취를 얘기하면 그건 통합 논의를 이상한 쪽으로 끌고 갈수도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유 대표 거취는 양당이 통합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결정될 것이란 논리도 있다. 국민의당 통합파의 한 의원은 "어차피 신당을 만들면 통합전당대회는 새로 하지 않나"라며 "통합전대를 새로 하는데 유 대표가 또 나오면 되겠나. (유 대표의 대표직 유지는) 현실성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민감한 문제를 우리 당에서 어떻게 하라고 할 수는 없다"며 "굳이 확인을 하지 않아도 당연히 물러나는 걸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