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집' 할머니들 "사죄받아 준다더니… 무효 해야지요"
"제대로 협상하지 않고는 안 됩니다. 대통령이 사죄받아 준다고 했는데, 우야면 좋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 오후 "재협상은 없다"는 내용의 한일 위안부 합의 처리 방향을 발표한 직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쉼터인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에서는 긴 탄식이 이어졌다. 이옥선(92·대구)·이옥선(92·부산)·박옥선(95·밀양) 할머니 세 분은 나눔의 집 거실에서 강 장관의 발표 생중계를 지켜본 뒤 "억울하고 분하다"고 했다. 부산 출신의 이옥선 할머니는 "(일본은) 철모르던 사람 끌어가 총질, 칼질, 매질해놓고 이제 와서 안 그랬다고 한다. 사죄 꼭 받고 법적인 배상도 이뤄져야 하는데, 박근혜 정부가 잘 못 하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죽기 전에 사죄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할머니들이 다 죽어도 꼭 해명받아야 한다"며 "(박근혜 정부의 합의는) 무효로 해야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대구 출신의 이옥선 할머니도 격앙된 목소리로 "(우리 정부는) 일본이 사죄하게 만들어야지. 억울하고 분하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잘 못된 합의라면서 재협상을 안 하겠다니, 할머니들을 기만한 정부"라고 분개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는 아베와 정치적으로 야합해 엉터리 합의를 했고, 문재인 정부는 후보시절 합의를 파기하겠다던 공약조차 지키지 않고 할머니들을 기만했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강 장관이 이날 발표에 앞서 7일 나눔의 집을 찾아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합의는 파기돼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하면서도 '외교 관계에 어려움도 있다'고 살짝 말을 흐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이날 발표에서 2015년 12월 이뤄진 한일 양국간 위안부 합의는 문제의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다면서도 재협상은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