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기자회견]'보라색 옷에 인형까지'…기자들 지명 전쟁 치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안내처럼 각본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로 진행됐다. 청와대를 출입하는 내외신 200여명 기자들은 질의권을 얻기 위해 일제히 손을 들고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대통령과 눈을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양 손 다 들거나 눈에 띄는 보라색 옷을 입은 기자도 있었다. 또 강원도민일보 기자는 평창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인형까지 준비해 연신 흔들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기자들의 치열한 참여 열기에 문 대통령은 멋쩍게 웃으며 누구를 지명해야 할 지 난감해 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어렵게 대통령의 호명을 받은 기자들은 "지목해주셔서 감사하다", "보라색 옷을 입고 온 것이 신의 한수였던 것 같다", "저랑 눈 마주친 것 맞죠, 대통령님" 라고 말하며 기쁜 내색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선택받지 못한 기자들은 연신 부러움의 눈길을 보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바로 옆자리, 아까 제가 그렇게 지목을 했는데. (질문한) 기자가 먼저 일어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워싱턴 포스트 소속 외신 기자는 질의권을 얻자 유창한 한국말로 "대통령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한 뒤 "지금부터 영어로 하겠다"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질의응답 시간이 끝난 후 윤 수석은 "일부 기자들 가운데 양손을 드시거나 눈도 안 마주쳤는데 몸부터 일어나시거나 인형을 들고 온 분도 계셨다"며 "대통령 기자회견에 새로운 문화가 정착이 될 것 같다"며 마무리 지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