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검찰 성비위' 5년간 34건…두달에 한번꼴 터졌다
사법연수생 지도검사 지위로 성희롱도 "데이트 하자" "뽀뽀하자" "안아보자" 5년간 법무부·대검 性비위로 징계 34건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현직 여검사가 과거 검찰 고위 간부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폭로해 파문이 커지면서 검찰 내 반복되는 유사 사례들을 놓고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서지현(45·사법연수원 33기)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는 최근 검찰 내부 전산망과 방송 등을 통해 지난 2010년 10월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고 온 안태근 전 법무부 국장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안 전 국장은 지난해 4월 이른바 '돈봉투 만찬' 논란 끝에 면직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 검사와 같은 조직 내 성추행 사건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검찰 내 상명하복의 조직문화로 인해 피해를 입어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는 중론이다. 과거에도 검찰 내 성희롱·성추행 등 사건은 계속돼 왔다. 강모 전 서울서부지검 부장검사는 지난해 5~6월 여검사에게 사적 만남을 제안하는 문자메시지를 수차례 보내고 승용차 안에서 손을 잡는 등 성희롱한 사실이 드러나 면직됐다. 그는 2014년에는 여직원에게 "영화를 보고 밥을 먹자"고 제안하고 야간이나 휴일에 전화와 문자를 계속 보냈고, 2016년에는 다른 직원에게 "선물을 사주겠으니 만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재경지검에서 검찰 실무교육을 받았던 여성 검사는 당시 지도검사인 박모 검사로부터 "데이트나 한번 하자", "같이 술을 마시고 싶다"는 등의 말을 들었다. 이후 다른 검사에게 고충을 털어놓았지만 "나라도 너랑 데이트하고 싶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비슷한 시기에 수도권 내 검찰청 윤모 검사도 자신이 지도를 맡았던 사법연수원생에게 수차례 성적 농담을 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후 검찰은 진상 파악에 나섰지만 해당 발언을 한 검사 3명은 모두 사표를 내 감찰을 받지 않았고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일었다. 앞서 2015년 3월에는 서울남부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저녁 식사를 한 후 만취 상태에서 여검사를 음식에 빗대는 성희롱 발언을 해 논란이 되자 사표를 제출했다. 같은 지검 모 검사도 노래방에서 여성 검사에게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의혹이 일자 사표를 냈다. 2011년에는 검사직무대리 교육을 받던 사법연수원생에게 강제로 입을 맞춘 광주지검 구모 검사가 면직됐고, 노래방에서 사법연수생에게 "블루스를 추자"고 했던 청주지검 박모 검사는 감봉 2개월 처분을 받았다. 2010년에도 법무연수원 교수인 한 부장검사가 연수를 받으러 온 신임 검사들과의 술자리에서 여검사에게 "뽀뽀하자"는 등 성희롱을 했다가 견책 처분을 받기도 했다. 수사관들의 성희롱이나 성추행 사건도 잇따라 문제됐다. 지난해 7월에는 동료 여성 수사관에게 반복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한 검찰 수사관이 파면됐다. 2014년에는 당직실에서 함께 근무하던 여직원에게 "한번 안아보자"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검찰수사관이 중징계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성비위로 징계를 받은 이는 법무부 26명, 대검찰청이 8명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인사혁신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법무부는 성매매 4건, 성폭력 8건, 성희롱 14건으로 징계가 이뤄졌으며 대검은 성매매 2건, 성폭력 3건, 성희롱 3건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검찰 외부인과의 논란도 이어졌다. 지난 2012년에는 서울동부지검에 근무하던 전모 검사가 절도 피의자인 여성을 조사하던 중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나 해임됐고, 지난 2014년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2013년에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건설업자의 성접대 의혹 논란에 휩싸여 사의를 표명했다. 이진한 전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는 같은 해 여기자들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논란이 일며 이듬해 경고 조치됐다가 결국 사직했다. 그해 노래방 회식 중 국선전담 여성 변호사의 신체를 만진 서울중앙지검 검사도 견책 조치됐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