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서 21세기 최악의 대학살 "전쟁이 아니라 살육"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의 마지막 거점인 동구타에서 대대적 공습을 퍼부으면서 2011년 3월 내전 발발 이래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다는 탄식이 터져나오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등 현지에서 활동하는 내전 감시 기구들은 20일(현지시간) 정부군이 동구타 일대에 공습과 포격을 수십 차례 가해 이틀 만에 민간인 2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일간 가디언은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번 주 발생한 사망자 수를 포함하지 않더라도 지난 3개월 사이 동구타에서 700명 이상이 정부군 공격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국제앰네스티(AI)는 동구타에서 방대한 규모로 노골적인 전쟁 범죄가 벌어지고 있다고 규탄했다. 다이아나 세만 AI 시리아 담당 조사관은 "주민들은 6년간 잔인하게 포위당해 고통 당했다"며 "고의적으로 이들을 죽이고 다치게 만들려는 공격도 매일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구타는 얼마 남지 않은 반군 통제 지역이다.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군대를 동원해 2013년부터 동구타 일대를 봉쇄하고 집중 공습을 실시하고 있다. 식량, 연료, 의약품 보급도 제한적이다. 동구타에서 활동하는 한 의사는 "21세기의 대학살을 지켜보고 있다"며 "1990년대 스레브레니차 대학살, 1980년대 (이라크의) 할랍자, (레바논의) 사브라, 샤탈리 학살이 있었다면 동구타 학살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많은 인도주의 단체와 인권 조직들은 뭐고 테러리즘은 또 무슨 소용인가"라며 "온갖 종류의 무기로 민간인을 살해하는 것이야말로 테러가 아닌가. 이건 전쟁이 아니다. 살육일 뿐"이라고 말했다. 현지의 구호 인력들은 정부군이 동구타에서 전투기 공습과 포탄 공격에 더해 국제 인권단체들이 전쟁 범죄로 규정하고 있는 통폭탄 사용까지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지 활동가들은 정부군이 동구타에서 훨씬 광범위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라미 압델 라흐만 SOHR 소장은 정부군이 지상작전의 포석을 깔고 있다고 우려했다. 민간구조대 시리아민방위대(SCD. 일명 하얀 헬멧)의 무니르 무스타파 부국장은 "동구타의 상황은 마치 심판의 날 같다"며 공습으로 구조 대원들까지 목숨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성명을 통해 동구타 내 시리아 어린이들이 희생되고 있는 사태에 분노한다며, 현 상황은 도무지 할 말을 잃게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구호기구(IRC)는 동구타에서 무차별적 민간인 사살이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세이브 더 칠드런(SC)는 동구타 사태는 전적으로 혐오스러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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