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오태석 모래시계' 공연 딜레마...문예위 지원금 회수 고민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이윤택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 이어 성추문에 휩쓸린 극단 목화 레퍼토리 컴퍼니의 오태석 연출이 코너에 몰리고 있다. 그가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된 이후 입장 표명은커녕 본인과 극단 자체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자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공연계에 따르면, 극단 목화는 남산국악당에서 이날 '템페스트 공연을 폐막한 뒤 내달 15일부터 25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신작 '모래시계'를 공연할 예정이다. 문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의 '창작산실' 선정작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아 공연한다는 점이다. 공연계는 물론 일반 대중 사이에서 오 대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문예위의 고민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공연계 내부에서는 오 대표가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라 쉽게 판단내리기는 힘들다면서도, 공연 강행은 어렵지 않겠냐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오 대표는 3월17일 관객과의 대화도 예정돼 있는데 현재 상황이라면, 공연을 강행해도 참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예위는 "이날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23일 다시 한번 회의를 통해 이번 건에 대해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 연출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미 지원한 수천만원의 제작지원금을 회수하는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황이선 연출가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로 연출가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실명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서울예대' '연극계 대가' '극단을 운영하는 교수님' 등의 내용으로 사실상 특정이 가능했다. 이후 해당 연출가의 입장과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으나 당사자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그가 운영하는 극단 역시 따로 입장을 내는 대신 공연을 지속했다. 폭로자와 만나 상황을 무마시키려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이후에도 해당 연출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이어졌고, 20일 오후 해당 연출가는 극단 목화 레퍼토리 컴퍼니의 오태석 대표라는 실명이 공개됐다. 극단 목화 관계자는 "오 연출님 개인적인 일이라, 극단 자체에서 아직까지 입장을 낼 계획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 대표가 휴대 전화를 사용하지 않아, 입장을 전달 받는 것이 수월하지 않다고 했다. 오 대표의 입장 표명 없이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서 오 대표가 교수로 재직 중인 서울예대 총학생회는 오 교수의 퇴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등단 50주년을 맞았던 오 대표는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통한다. 대표작으로 '태' '백마강 달밤에'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 등이 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