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과 대화하려면 준비 서둘러야" WP
웬디 셔먼 "대화 위한 사전작업에 시간 걸려" 국무부 차관 "최적의 협상단 꾸릴 자신있어"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비핵화 대화 제의에 5월 안에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북미 대화가 원만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미 정부가 진용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화론자'로 알려진 6자 회담 수석대표를 겸직한 조지프 윤 미 국무부 대북 정책 특별대표가 지난달 말 사임한 뒤 그를 대체할 마땅한 후임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주한미국 대사는 1년 넘게 공석으로 남아 있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으나 결국 낙마했다. 북한을 상대로 한 '코피 전략(제한적 선제타격)'을 테이블에 올려 놓은 백악관의 방침에 반대한 것이 낙마의 배경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최대한 압박을 가하던 상황에서 북한의 대화 제의는 예상보다 그 시기가 빨리 다가왔다고 WP는 전했다. 북미대화는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 외교정책의 핵심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동북아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해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은 "그들(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이 이런 상황을 오래 전부터 예측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과거 북한과 대화한 경험이 있는 외교관들은 "본격적인 북미 대화를 위해서는 대통령과 의회로부터 신뢰를 받는 리더급 협상대표와 더불어 여러 정부기관 종사자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북미 대화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낸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차관은 "어떤 상황에서도 대화를 위한 사전 작업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이란 핵협상을 이끌었던 셔먼 전 차관은 "이란 핵협상을 했을 때 타결을 전제로 100페이지 분량의 합의안을 사전에 작성했다. 이런 작업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달성하려고 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그 작업은 매우 세밀하고 기술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관리들은 대화 초기 단계에 필요한 인력풀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무부는 수전 손튼 동아태 차관보 대행과 마크 램버트 국무부 한국 과장은 베태랑 외교관들로 북한 외교정책에 대해 의미 있는 수준의 경험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램버트 과장은 유엔 북한 대표부와 메시지를 주고 받은 '뉴욕 채널'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관리들은 손튼 차관보가 초기 단계의 북미 대화를 책임질 수는 있겠지만 동아시아 지역 담당자이기 때문에 협상 전체를 이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골드스타인 국무부 차관은 "북미 협상이 성사될 경우 미국을 대표할 최적의 협상단을 구성할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WP는 버락 오마바 행정부는 북한과 직접 협상을 벌인 경험이 있는 외교관을 중용한 반면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새 정부의 대북정책에 실망감을 느껴 조직을 떠나는 인재들이 늘어나는 것이 문제라고 전했다. 더글러스 팔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부원장은 "국무부는 한국어를 구사하거나 북한과 협상했던 외교관들의 사기를 꺾었다"라며 "북한은 30년이 넘는 외교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을 보낼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 큰 도전이다"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