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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 못하는 동구타 주민들…반군 저격·체포·약탈 두려워해

등록 2018-03-16 12: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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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타=AP/뉴시스】15일(현지시간) 시리아 동구타에서 민간인들이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를 피해 탈출하고 있다. 사진은 시리아 국영 SANA통신 제공. 2018.3.16.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마지막 전투가 진행되고 있는 동구타에서 민간인들이 섣불리 탈출을 시도했다가 죽임을 당하거나 체포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유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반군 저격수들이 시리아 정부가 민간인 대피를 위해 설치한 통로를 주민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엔 직원인 사자드 말리크는 '이슬람군'(AI)이 통제하고 있는 동구타 두마에서 일가족이 대피 통로를 사용해 탈출하려다가 반군 저격수들의 공격을 받아 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시리아 정부와 이들을 지지하는 러시아군은 지난달 말 민간인 탈출을 위한 '인도적 통로'를 설치했다. 하지만 정부군과 반군의 무장충돌이 멈추지 않아 민간인 대피에 차질이 빚어졌다.

 민간인 탈출을 방해하는 건 시리아 정부군도 마찬가지다. 정부군 공습은 이제 일상이 됐다. 한 5인 가족은 반군 '파이라크 알 라흐만'이 장악한 지역에서 대피하던 중 정부군이 가한 공습으로 몰살됐다.

 주민들은 정부 통제 지역으로 넘어간다고 해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으며, 자칫하면 다시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피난길에 오른다고 해도 정착할 만한 곳 역시 없다.

 말리크는 "주민들은 공습이 멈추기를, 밖으로 나갈 수 있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안전한 곳이 있긴 한가?"라고 말했다. 정부가 대피로를 마련하긴 했지만 동구타를 빠져 나와도 대다수가 떠돌이 신세가 될 뿐이다.

 많은 주민들이 머물기와 떠나기 중 어느 것이 현명한 선택인지 고민하고 있다. 집을 지키지 않으면 약탈당하고 말 것이란 주장과 동구타를 탈출해도 정부군에 체포되거나 강제 징집될 것이란 우려가 엇갈린다.

 국경없는의사회(DWB)는 올해 2월 18일 정부군의 대대적인 동구타 탈환 작전이 시작된 뒤 민간인 1005명이 숨지고 482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71명이 사망한 꼴이다.

 생존자들은 공습을 피해 지하 생활을 하고 있는데 위생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 말리크는 "6인 가족이 접시 하나를 공유한다. 큰 아이들은 누울 자리가 없어 앉은 채로 잔다"며 "다들 죽음을 기다리며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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