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중국, 유엔 인권위의 시리아 참상 안보리 보고 저지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유엔 인권위원회(UNHCR)가 19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시리아 인권 참상을 보고하려고 했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계획이 무산됐다. 제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안보리에서 내전 중인 시리아의 인권 문제를 주제로 연설하려고 했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적으로 반대해 막았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안보리가 국제 평화와 안보 문제를 다루는 기구이므로 인권 논의는 부적절하다고 주장했고 중국도 여기 동의했다. 러시아는 알 후세인 대표가 참석하는 안보리 회의 개최 여부를 표결에 부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회의를 진행하려면 안보리 15개 회원국 가운데 9개국의 찬성이 필요했다. 안보리는 러시아 요청대로 표결을 실시했지만 찬성 8표, 반대 4표, 기권 3표로 부결됐다. AP통신은 안보리가 회의 개최 같은 절차 문제를 표결에 부쳐서 부결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시리아 내전을 둘러싼 안보리의 분열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핵심 우방으로 시리아 내전에서 아사드 대통령을 비호해 왔다. 반면 미국 등 서방은 아사드를 독재자로 규정하고 시리아 야권을 지지하고 있다. 안보리 회의가 무산되자 서방국들은 곧바로 비공식 회의를 열어 알 후세인 대표로부터 시리아 인권 상황을 보고 받았다. 알 후세인 대표는 시리아 동구타에서 전쟁 범죄가 만연하다고 주장했다. 알 후세인 대표는 "시리아 내 모든 세력이 불법적인 수단을 활용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며 특히 정부군이 테러 격퇴를 이유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 군사력 사용을 정당화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수아 들라트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는 시리아에서 인권 탄압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인데도 러시아가 관련 논의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조너선 앨런 유엔 주재 영국 부대사는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인권 침해가 이뤄지고 있다는 진실을 원하지 않는다"며 "그들이 우리를 침묵시키도록 가만 있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올로프 스쿠그 유엔 주재 스웨덴 대사는 인권이 안보리와 아무 연관이 없다는 러시아의 논리는 어불성설이라며 "인권과 평화, 안보는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안보리 회원국 중 프랑스, 쿠웨이트, 페루, 폴란드, 스웨덴, 영국, 미국, 네덜란드 등 8개국은 시리아 휴전을 위해 안보리가 즉각적으로 결단력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회원국은 안보리 전체 15개 회원국에 서한을 발송해 시리아 휴전 불이행 상황에 관해 우려를 표명하고, 러시아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