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조배숙 "미투운동 통해 존중·의식 수준 점점 높아져"
【서울=뉴시스】정리/임종명 기자 =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최근 열풍인 미투운동에 대해 "상대를 존중하는 의식, 인간을 대하는 의식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향후 미투운동이 이러한 방향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일본의 경우 이런 것으로 인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산재, 업무상 재해로 보더라. 여성이 그런 일을 당했을 때 당당히 부정하고 항의하고 얘기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여성 당 대표로서 자신의 강점을 경청과 부지런함, 배려를 꼽았다. 그는 "정치인은 추진력과 균형 감각을 함께 갖추고 있어야 한다. 부지런히 경청하고 당이 화합할 수 있도록 상대를 배려한다, 상대가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협조를 끌어내는 수평적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다음은 조 대표와의 일문일답. -정의당과의 공동교섭단체 구성, 당 정체성 차이는 문제될 것 없다고 하는데 정말 없을 것인지. "교섭단체는 정당이 국회 내에서 발언권을 얻는 자격이다. 우리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의 목적은 발언 자격을 획득하기 위한 것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교섭단체로서 국회에서 어떤 발언을 할 것인가가 당 정체성과 관련 있는 부분입니다만 단체 운영방식으로 충분히 해결될 문제다. 기본적으로 국회의원은 한 분 한 분이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공동교섭단체가 당 소속 의원들의 정체성을 위협할 가능성은 적다." -과거에도 합당이나 통합의 경우교섭단체 구성 뒤 두 세력 간 알력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지금 바른미래당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부분은 어떤 식으로 조정할 것인지. "바른미래당은 지도자들의 대권욕심 때문에 정체성이 맞지 않는 정당끼리 야합한 것입니다. 공동교섭단체 구성과는 전혀 다르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은 한 마디로 '따로 또 같이', 윈-윈하자는 것이다. 원내 지도부 구성 문제는 협상을 통해 원칙을 정하면 된다." -양당 간 이념이나 노선 차이도 적지 않아 보인다. 정의당이 진보 성향이 강하다고 보면 평화당은 중도에 가깝다. 복지나 남북문제 등 민감한 이슈에서 적잖은 차이점이 눈에 띄는데 어떻게 이를 해소할 건지.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는 협치의 모범을 보일 것이다. 협치는 이념이 아닌 성과를 위해 하는 것이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비생산적인 양당제를 지속시키는 현행 선거제도 개혁을 공동으로 추구한다. 개헌을 대통령이 주도하는 것에 반대하며 국회가 개헌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생각도 일치한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대북포용정책을 지향하는 것도 유사한 부분이다. 이 정도만 일치해도 국회에서 공동교섭단체 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기업에 최저임금을 지원해주는 일자리 안정자금 정책에 대해 평화당과 정의당이 이견보인 사례가 있는데. "그러한 부분은 (각 당이) 서로 양해 하에 다른 목소리를 낼 수 밖에 없다. 정의당이, 평화당이 각자의 목소리를 포기할까"라며 "정체성이 다른데 꼭 한 목소리를 낼 필요는 없다고 본다." -구체적인 협의체 구성 방안 나온 거 있는지. 교섭단체 원내대표 어느 당이 먼저 할지, 기간은? "저희 당에서는 이용주 원내수석부대표가 협상을 진행한다. 아직까지 이용주 수석의 보고가 없어 초기 원내대표 등 내용을 말씀드리기 어렵다. 과거 선진과 창조의 모임은 1년씩 했다고 하더라. 협상에 임하면서 뭔가를 정해놓고 개괄적인 기본적인 것만 얘길 들었고 아직 협상에 임하면서 뭘 정해놓고 가져간 것 같진 않다. 뭘 조정해야하고 그런. (접점을 찾아가는 단계)" -교섭단체 구성 완료 예상 시점은 언제로 보나. 대통령 개헌안 발의 이전 발표하고 여야 협의에 동참하는 것 가능할지. "26일이 되면 좋겠지만 협상이 어떻게 될 지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저는 대통령께서 개헌안을 발의하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발의를 강행한다면 교섭단체 구성에 조금 더 속도를 낼 것이다. 다만 양 당의 절차가 있는 만큼 26일까지 구성은 실질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싶다." -지방선거가 코앞이다. 호남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후보군이 눈에 띄지 않는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나설만한 후보가 있는가. "현재 광역단체장 후보 영입에 공들이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는 반드시 낼 것이다. 젊고 참신한 후보를 내세워 평화당의 가치로 승부를 펼칠 계획이다. 인천시당은 29일 창당대회가 예정되어 있다. 창당대회를 마치면 인천시당과 긴밀히 협의해 인천시장 후보를 포함한 지선 승리 전략을 마련할 것이다. 광역단체장 뿐 아니라 수도권 기초단체장 및 광역, 기초의원 후보 등의 문의가 많다. 호남에 비해 다소 늦어 보일 뿐 4월 중에는 민주평화당 예비후보들이 가시권에 들어올 것이다." -일각에선 평화당-정의당 후보가 나서면 민주당 표를 가져가 보수당이 유리해진다는 분석이 있다. 이 때문에 호남 이외 지역에서는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오케이목장의 혈투였나. 호남지역에서 저희는 민주당과 치열하게 혈투를 벌일 것이다. 민주당과의 선거연대는 원칙적으로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치는 생물이라 선거 국면에서는 여러 일들이 일어난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선거연대나 후보 간 연대가 현실화되면 민주-평화-정의 간 연대도 국민들의 여론으로 제기될 수 있다. 정치공학적인 선거연대나 후보연대가 아닌 국민적 요구가 있을 때 대승적 차원에서 개혁정치세력 간 연대 문제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개헌안이 정부 주도로 드라이브가 걸린 상태다. 여야 합의안이 도출 안돼 표결될 경우 평화당의 스탠스는. "우리 민주평화당은 기본적으로 개헌 논의는 국회 주도로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정부 개헌안이 발의되면 국회에서 절차를 밟게 되겠지만 국회 의석 분포 상 한국당만 반대해도 통과되기 어렵다. 국회에 주어진 시간 동안 여야 합의안 도출이 가능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다만 시간을 정해놓고 시간에 쫓겨 개헌을 위한 개헌, 무늬만 개헌이 되게 하지는 않겠다. 개헌의 핵심은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데 있지 임기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권에서는 과연 평화당이 유력 대선주자가 눈에 띄지 않는 상태에서 다음 대선까지 갈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바른미래당이 결국 한국당과 손잡지 않겠느냐는 전망처럼 평화당도 결국 민주당과 함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데. "민주평화당은 다당제의 완전한 정착만이 비생산적인 정치를 생산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렇기에 개헌 및 선거제도 개혁 등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과 통합은 다당제의 포기이자 적대적 공생이라는 양당 기득권 정치로의 회귀다. 정치발전에도 도움이 안 되고 국익과 국민을 위해서도 좋지 않은 일이다. 지금은 비록 힘들고 어렵지만 원칙 있게 다당제의 완전한 실현을 위해 평화당만의 길을 걸을 것이다." "저희는 호남이 지지기반인 정당인데 호남을 위해서도 정치발전을 위해서도 다당제로 독자적인 길을 가는 것이 맞다. 생산적 경쟁을 한다는 게 서로에게 어떤 플러스 요인이 된다. 과거 호남을 보면 과거 거대양당으로 회귀하는 게 된다, 이쪽으로 간다면. 과거 호남을 볼 때 한 당이 독점하면 호주머니 안에 든 공기돌이다. 쳐다도 안 본다. 지난번 국민의당이 나와서 싹쓸이하니까 민주당이 당황했다. 이런 경쟁구조가 무너지고 일당체제로 가면 다시 양당제 폐해로 돌아간다 생각한다. 호남 유권자들이 굉장히 수준 높아서 어떤 선택을 할 지 지켜봐야겠지만 저는 호남의 경쟁체제를 그대로 살려둘 것이라고 생각한다." -범여권 정당 대표가 전부 여성이다. 남성과 다른 감성의 스킨십으로 당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당 대표 조배숙의 장점을 꼽는다면? "경청(傾聽)과 부지런함, 배려가 저의 장점이다. 저는 어떤 얘기든 귀 기울여 듣는다. 부지런함은 유년기부터 학습된 습관이다. 정치인은 추진력과 균형 감각을 함께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부지런함과 경청이 제 장점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 부지런히 경청하고 당이 화합할 수 있도록 상대를 배려한다, 상대가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협조를 끌어내는 수평적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열풍인 미투운동이 어떤 부분에선 변질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앞으로 미투운동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폭로 뿐 아니라 우리 세상을 좀 더 좋게 바꾸는 데에도 관심을 보여야할 것 같은데. "과거에도 이런 폭로나 하소연은 있었다. 그런데 폭로로만 끝나고, 폭로자가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하고 그랬다. 과거엔 성추행, 성폭행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했다. 그래서 숨었다. 반대로 아예 당당하게 말하니까 여성들이 생각하게 된 것이다. 나만 당하는 게 아니었구나라고. 남성들도 상하관계에 있어서 상사로서의 지배권을 이용해 여성을 도구화한달까, 이런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상대를 존중하는 의식, 인간을 대하는 의식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것이다. 그런 쪽으로 자리 잡아야한다. 일본의 경우 이런 것으로 인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산재, 업무상 재해로 보더라. 여성이 그런 일을 당했을 때 당당히 부정하고 항의하고 얘기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