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용기 안 타고 특별열차 타고 간 배경은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전용기인 비행기가 아닌 특별열차를 이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5일 오후 10시께 특별열차로 방중해 1박2일 동안 시진핑 주석과 한 차례 정상회담을 한 뒤 전날 오후 3시 평양으로 출발했다.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고소공포증 때문에 기차를 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보안상 문제도 있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개인적 이유로 비행기를 멀리해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과 달리 군부대나 지방 시찰 시 전용 비행기를 이용해왔다. 따라서 적어도 고소공포증이나 보안상 문제 등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런데도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에 소요시간이 훨씬 더 걸리는 열차를 이용했다. 방탄 기능까지 갖춘 특별 1호열차가 이동에 용이한 측면도 있겠지만 소요시간이 긴 만큼 평양을 오래 비우게 되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열차외교를 택한 것은 분명 '노림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 위원장이 열차외교를 택한 배경을 크게 열차이용으로 중국서 특급 의전을 받음으로써 북중 관계를 과시하기 위함이라는 점과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처럼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의 상징을 이어가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한 북한학과 교수는 "역대 김일성이나 김정은 다 고소공포증 때문에 기차를 이용했다. 김일성이 인도네시아 갈 때 김정일도 따라간 적이 있는데 그 때 탄 것 외에는 여태까지 비행기를 잘 이용하지 않았다"며 "김정은은 고소공포증은 아니라고 하지만 살이 찌면서 심장 등 건강상의 이유 때문에 기차를 탔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중국이 여러가지 부문에서 경호를 상당히 잘 한다. 대외적으로 중국에 가는 것을 발표안한 것도 보안을 위해, 경호문제 때문에 전혀 밝히지 않은 것일 수 있다"고도 더했다. 또 다른 학계 관계자는 "김정은이 할아버지인 김일성 흉내를 많이 내왔다. 김일성이 외국 손님이 오면 그림 배경에 자신이 가운데 서서 사진을 찍는다던지, 이러한 것의 일환으로 기차를 이용했을 수 있다"며 "지금의 자신이 선조 덕분에 현 자리에 앉아서 그런지 이러한 것들을 중시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열차가 중국의 동북 3성 지역을 지나기 때문에 중국의 발전상을 살펴보는 것을 염두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아무래도 비행기보다는 기차를 타고 지나며 중국 인민들의 실생활을 엿보는 것도 자신의 북한 통치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중 관계 과시를 위해 열차를 택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과거부터 늘 굳건했다는 것이다. 한 학계 관계자는"해당 국가 언론들은 북중우호조약은 한미동맹보다도 굳건하다고 늘 강조해왔다. 조약 내용을 봐도 북중 간에는 전쟁 발발 시 즉각 지원하게 돼있다"며 "또 시진핑 주석의 아버지인 시중신은 중국 상무위원으로 북한과의 관계에서 절대적 역할을 해왔고 김정일이 중국을 갔을 때도 직접 안내한 사람이다. 이에 시 주석도 어릴 때부터 북한과의 친분이 강했다. 굳이 대외적으로 북중 관계의 공고함을 드러낼 이유는 없어보인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