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는 침실 앞 탁자에, 수요일이 '빨간날'…朴의 근태
주요 서면보고 직접 전달받지 않아 보고서 읽었는지도 알 수 없는 구조 "매주 수요일, 일정 잡지마라" 지시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임하면서 대체로 생활 공간인 관저에서 업무를 봐왔던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비서관들의 주요 서면보고는 직접 전달받지도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 조사결과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직무를 수행하면서 대체로 관저에서 업무를 수행했다. 관저는 청와대 가장 안쪽에 위치했으며, 보통 대통령과 가족의 사적 공간으로 활용되는 곳이이다. 박 전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나 국무회의 등 외부행사, 공식일정이 있으면 나갔다가, 곧바로 관저에 복귀해 머무르는 근무형태를 취했다. 박 전 대통령은 주요 보고도 직접 받지도 않았다. 주요보고가 서면으로 이뤄질 경우 직접 전달받고, 이를 받았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비서관들은 자신의 보고가 박 전 대통령에게 제대로 전달됐는지 확인할 수도 없었던 셈이다. 관저에서 일하는 김모씨가 대통령 침실 앞에 있는 작은 탁자위에 보고서를 올려두면 박 전 대통령이 가져가서 읽어보는 방식으로 보고를 받았다. 김씨는 주요 보고가 있다고 박 전 대통령에게 따로 보고하지도 않아, 실시간으로 보고가 이뤄지지 않는 구조였다. 세월호 사고 관련 최초 보고가 사고 발생 1시간30여분이 지난 오전10시30분께에 이뤄진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이메일을 통해 보고가 이뤄질 경우에도 정호성 전 비서관 등이 한데 모아서 보고하는 형식을 취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가 발생했던 2014년 4월께 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매주 수요일 가급적 공식일정을 잡지말도록 지시했다. 매주 수요일을 '빨간날'로 삼은 셈이다. 세월호 사고가 발생했던 4월16일 박 전 대통령이 관저 침실에서 나와 보고를 받았던 이유도 이날이 수요일이어서 공식 일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매주 수요일 공식일정을 잡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고 있다. 2014년 3월 하순에 유럽순방을 진행하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상태라 피로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월요일과 화요일 일정이 있을 경우 일주일 중 중간에 위치한 수요일은 공식 일정을 잡지 말라는 취지의 지시가 내려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