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당일 박근혜 곁에 최순실…'권력 서열 1위' 맞았다
崔와 세월호 대책 회의…중대본 방문 결정 옷값 대납부터 대통령 연설문 검토까지 관여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우리나라의 권력 서열은 최순실씨가 1위, 정윤회씨가 2위, 박근혜 대통령이 3위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정윤회씨의 비선실세 의혹과 관련한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당시 박관천 전 경정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후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최씨가 그 뒤에서 삼성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정부 인사 등 국정 운영에 개입했다는 의혹의 '국정농단' 사건이 폭로되면서 이 발언은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결국 지난 4년간 의문과 논란에 휩싸였던 박 전 대통령 '7시간 행적'이 드러나면서 박 전 대통령 의사결정의 정점에는 최씨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단적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 오후 2시15분께 청와대 관저를 방문했다. 최씨가 청와대를 방문하기 전까지 박 전 대통령은 '학생들을 잘 구조하라'는 식의 원론적인 지시만 내렸다. 최씨는 이른바 청와대의 'A급 보안손님'으로 분류됐다.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거주하고 생활하는 사적 공간인 관저의 정문 인수문을 통과해 그 마당까지 별다른 검색 절차 없이 차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최씨는 세월호 사고 당일에도 이영선 전 행정관이 운전하는 업무용 차를 타고 막힘 없이 '프리 패스'로 청와대에 들어갔다. 이 전 행정관은 최씨의 운전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 전 행정관이 최씨가 청와대에 드나들 때마다 최씨의 집과 사무실 등으로 직접 태우러 가거나 데려다줬다고 증언했다. 당시 최씨의 청와대 방문을 사전에 알고 있던 정호성·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은 모두 관저에 집합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핵심 실세로 꼽혔던 이른바 '문고리 3인방'도 최씨가 오기 전에 미리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로 나라가 들썩이던 상황에서 장관 등 국가 재난 관련 정부 핵심 책임자들이 아닌 최씨와 회의를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 '문고리 3인방'과 회의를 통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을 결정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수석비서관들이 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중대본에 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정 전 비서관이 다시 최씨에게 이를 전달했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 의사결정구조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최씨의 국정 개입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검찰 및 특검 조사부터 탄핵심판, 형사재판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하나둘씩 공개됐다. 국정농단 사건 초기에 드러난 '옷값 대납' 의혹부터 대통령 연설문, 해외순방 일정을 비롯한 청와대 기밀문건 검토 등 사적인 영역부터 공적 영역까지 최씨의 손을 거쳤다.
2015년에는 최씨가 이 전 행정관을 통해 일주일에 두세번씩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문서도 받아본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정부 고위직 및 공공기관 인사 등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씨가 정 전 비서관으로부터 초대 국무총리와 국가정보원장, 감사원장, 각 장관 등 인선안을 미리 받아본 것은 물론 문화체육관광부와 관세청, 외교부, 코이카, 포스코 등 각종 인사에 전방위로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다. 또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해 삼성으로부터 승마 지원 등을 받고 대기업들로부터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모금받으며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 이익을 얻으려 했다는 의혹 등 방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공적개발원조 사업 등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도 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 곁에서 세세한 부분까지 돌본 것으로 파악됐다. 그가 운영했던 의상실 직원들도 박 전 대통령 옷값을 최씨가 냈다고 법정에서 입을 모았다. 주로 박 전 대통령 해외순방 시 옷을 제작했고 최씨가 사무실에 와서 의상 제작을 점검했으며 현금으로 옷값을 줬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