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고 거듭 원희룡, 바른미래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닥
"지방선거 후 야권재편 국면에서 적극적 역할 고려" "한국당 변한다면 추후 큰 틀에서 함께 고민 가능" 4·3 행사 후 이르면 다음주께 직접 거취 밝힐수도 【서울=뉴시스】이근홍 기자 = 거취를 놓고 장고를 거듭해 온 원희룡 제주지사가 바른미래당 탈당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여전히 '사당화' 논란을 겪고 있는 자유한국당으로의 복당 가능성을 배제한 채 바른미래당 잔류와 탈당 사이에서 고민하던 원 지사는 무소속으로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원 지사 측 관계자는 4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사실상 향후 행보는 거의 정해졌다"며 "원 지사 주변 다수 의견이 탈당 쪽으로 모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이 선택이 100%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방선거가 끝난 뒤 벌어지는 야권 재편 국면에서 원 지사가 몸을 가볍게 해서 움직이는 게 낫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원 지사도 야권 재편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당 복당 가능성에 대해 이 관계자는 "지금의 한국당과는 리더십과 정치 문화가 혁신되지 않는 한 함께 하기 어렵다"며 "단 이 두 가지 전제가 해결될 경우엔 향후 야권 재편이라는 큰 틀 안에서 여러 고민을 함께 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한국당과의 '부분적 선거연대'까지 언급하며 원 지사 잡기에 나섰지만 원 지사는 최근 인터뷰 등을 통해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원 지사는 지난 2일 MBC 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하겠다고 했을 때 제가 반대를 했다"며 "후보를 조정하는 선거연대는 다음 문제고, 국정현안 전체에 대한 야당의 견제축이 작동을 해야 하는데 그것을 도외시하고 예를 들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간에 서로 2등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만 하다보면 안 그래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야당은 공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게 회복되려면 얼마나 걸릴지 모르고 그런 의미에서 야당연대에 대해 조금 더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게 제가 합당 당시부터 일관되게 얘기했던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당이 진행 돼 버렸기 때문에 저는 과연 이게 함께 갈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 주변 사람들과 의논을 해서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했다. 유 공동대표의 선거연대 발언에 대해 원 지사는 "(제가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유 공동대표가 지방선거 후보구도를 말한 모양인데 제가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에서 어떤 후보를 어떻게 해야 한다'고 얘기한 적도 없고 실제로 그렇게 되리라 기대하지도 않는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 간에 뭘 어떻게 한다는 것은 아주 지엽적이고 어떻게 보면 곁가지 문제"라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지난 3일 제주에서 열린 제주 4·3 항쟁 70주년 행사에서도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와 별도의 만남을 갖지 않았다. 앞서 원 지사는 이번 행사를 마친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원 지사 측 관계자는 "원 지사와 박 공동대표 간 일정이 맞지 않았던 것 같다. 행사가 오늘 끝나는 것은 아니고 주중에 계속 진행될 예정"이라며 "원 지사가 유 공동대표,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 등과 통화는 꾸준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공동대표도 행사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원 지사와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 만나지 못했다"며 "전화통화는 계속 하고 있지만 앞으로 만날 계획은 아직까진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원 지사 측근을 통해 탈당 발언이 나온 만큼 이르면 다음주께 원 지사가 직접 거취를 표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