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율, 인생작·인생캐릭터 보여주는 남자…이번에는 '챔피언'
배우 권율(36)의 연기 내공은 저절로 생긴 것이 아니다. "앞으로 해야 할 것이 많고, 최선을 다해서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다"며 연기를 향한 열정과 간절함을 드러낸다. 또 한 번의 '재발견'이다. 권율에게 영화 '챔피언'(감독 김용완)이 각별하기만 한 이유다. 그동안 보여온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기 위해 그는 스포츠 에이전트 '진기'역을 맡았다. 어릴 적 미국으로 입양 간 '마크'(마동석)의 팔씨름 선수 재능을 알아보고, 그의 에이전트를 자처한다. 권율은 2008년 영화 '비스티 보이즈'를 통해 처음 인연을 맺은 마동석(47)과 함께 완벽한 브로맨스를 선보인다. "마동석 선배와 호흡을 맞추는 것에 기대감이 있었다"며 "진기 캐릭터가 풍성한 이야기를 갖고 있어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객들에게 스토리라인을 설명하면서 감정까지 드러내는 것이 버거웠다. 끝까지 가져가야 할 숙제였던 것 같다." 어떤 배우가 진심을 담지 않고 연기하겠느냐만은 권율의 마음가짐은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SBS TV 드라마 '달려라 고등어'(2007)로 데뷔했다.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당시에 괴로웠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뿌리같은 시간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채찍질하는 스타일이다. 작품과 캐릭터를 놓고 타협하지 않았다." 권율, 단 두 글자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데 어쩌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영화 '명량'(2014)에서 '이순신'(최민식)의 아들 '이회' 역을 연기해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이후 영화 '사냥'(2016) '박열'(2017) '미옥'(2017) 등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특히 SBS TV '귓속말'(2017)은 그의 인생작으로 꼽힌다. 법비(法匪), 즉 법을 악용하는 무리 '강정일'이라는 대체불가한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악역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스포츠 선수와 연예인은 자기 자신이 시간을 운용해야 하는 직업군"이라며 "내가 안 하면 여가 시간이 많아지고, 찾아서 하면 1시간도 쉬는 시간이 없다. 강팀이 대기록을 작성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절대로 못 이기지 못할 것 같은 팀이나 개인이 이겼을 때의 희열도 스포츠의 묘미"라고 짚었다. 아울러 "연기 욕심이 너무 많다"며 "범죄 스릴러나 누아르,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도 하고 싶다. 많은 감독들과 제작자들이 시나리오를 주면 백의종군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계획한 것을 하나도 빠짐없이 해내자는 게 요즘의 모토다. 대중의 기대와 시간의 가치에 부끄럽지 않으려고 발버둥치고 있다. 언제나 하는 작품이 인생작과 인생 캐릭터가 됐으면 좋겠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