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개발 재개로 중동 군비경쟁 불붙나...군사충돌 위험 고조
"트럼프, JCPOA 탈퇴하며 이란 대외 정책 싸잡아 비판"이란 핵개발 재개하면 이스라엘·사우디 자극
만에 하나 이란이 핵개발을 재개하거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늘린다면 이스라엘과 사우디 아라비아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중동의 군사 충돌 가능성이 고조될 거란 우려가 높다. 영국 스카이뉴스의 알렉스 로시 중동 특파원은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JCPOA 탈퇴로 중동에 '지진'을 일으킬 만한 신호를 보냈다며, 협정을 되살릴 여지가 남아 있다고 낙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로시 특파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JCPOA 탈퇴를 발표하며 한 발언들을 살펴보면 핵협정뿐만 아니라 역내 이란의 호전 행위까지 겨냥하고 있다며, 사실상 이란 정권의 모든 대외 정책을 싸잡아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의 핵합의가 거짓이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 이란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했다"며 "이란 핵협정은 거짓말에 바탕을 둔 끔찍한 일방적 협상"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추후 이란 핵협정 탈퇴에 관한 설명문을 내고 "미국의 JCPOA 탈퇴는 이란 정권이 해로운 활동 방향을 변경하도록 압박하고 이란의 나쁜 행동이 더 이상 보상받지 못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를 되돌릴 수 없을 거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핵개발 뿐만 아니라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시리아, 예멘, 이라크, 레바논 등에서 벌이는 활동들도 문제로 지적했다.
미국 내 강경파는 이란 정권이 겉보기보다 훨씬 취약해 새로운 제재를 시작하면 결국 붕괴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란 경제가 시름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지만 정권 위기가 고조되면 반체제 인사 탄압과 반미 감정이 덩달아 심화할 수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의 JCPOA 탈퇴 발표가 나온 직후 다른 서명국들과 협정을 계속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필요하다면 언제든 핵무기용 고농축 우라늄 생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궁지에 몰린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재가동하면 중동에서 군사 충돌이 촉발될 가능성이 대폭 늘어난다. 미국의 최대 동맹이자 이란을 적대시하는 이스라엘과 사우디가 가만히 있을리 없기 때문이다. 이란과 이스라엘, 사우디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사우디는 이란이 예멘 내전에서 같은 이슬람 시아파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규탄했고, 이스라엘은 이란이 시리아 내전을 활용해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스라엘은 이란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 지원을 핑계로 시리아에 군대를 주둔하고 있다며 이미 수차례 이란군이 머물고 있는 시리아 군사기지를 공습한 전력이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한 주 전 내각 회의에서 "고통이 뒤따른데도 우리를 표적으로 한 이란의 침략을 기필코 막아내겠다"며 "살인적인 침략에 맞서 적기에 행동을 취하지 못한 나라들은 이후 더 큰 대가를 치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중동의 유일한 핵보유국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올해 3월 방미 기간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사우디도 최대한 신속하게 같은 절차를 밟겠다고 경고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