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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빠진 이란 핵협정, 유럽 외교의 실패…위태로워"

등록 2018-05-09 15: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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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이란 진출 기업 보호조치 강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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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AP/뉴시스】2017년 7월 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2018.5.8.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 선언이 유럽 외교의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8일(현지시간) BBC 등이 지적했다. 미국이 빠진 핵협정이 제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도 대다수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협정 탈퇴 발표에 앞서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연이어 미국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 설득에 총력을 다했다. 방문 이후에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내 핵협정 당사국 지도자들은 연설 등을 통해 꾸준히 핵협정 지속의 당위성을 강조했으나 이같은 노력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로마 국제문제연구소의 나탈리 토치 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유럽의 국가들이 미국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쓴 시간을 낭비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빨리 이란 및 러시아, 중국 등 다른 국가와 협력해 미국이 없는 핵협정을 지속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유럽 3국과 이란, 러시아, 중국 등 핵협정 당사국은 모두 미국의 탈퇴와는 관계 없이 핵협정 수호 의지를 강조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다른 당사국과 협력해 핵협정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이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건은 유럽 3국이 이란을 핵협정에 묶어둘 수 있도록 이란에 미국의 제재 수준을 뛰어넘는 경제적 이익을 보장할 수 있는지다. BBC는 "이들 국가가 더욱 힘든 과제에 직면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대이란 신규 제재가 이란과 거래하는 외국 기업 및 은행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이들 국가의 대이란 거래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방의 한 외교관은 FT에 "트럼프 대통령의 핵협정 탈퇴는 재앙"이라고 했다. 그는 "이는 철저히 국내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결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에 대한 존중도 관심도 없다"고 비판했다.

 유럽연합(EU)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서 이란에 진출한 EU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대부분의 다국적 기업이 미국과 맺은 관계와 미국 금융 시스템의 확장성 때문에 이같은 노력이 상징적인 수준에서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무역 로펌 밀러앤드슈발리에의 제재 전문가 티머시 오툴은 FT에 "지난 10년 간 이란에서 사업을하는 외국 기관에 부과된 불이익은 극단적인 위험 회피성으로 이어졌다"며 "미국이 제재를 재개하면서 외국의 금융 기관이 매우 소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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