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핵협정은 죽지 않았다…내주 영·프·독·이란 회동"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프랑스가 "핵협정은 죽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RTL라디오에 "프랑스와 영국, 독일이 오는 14일 핵협정 관련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이란 측 대표단을 만날 계획"이라며 "이에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오늘 접촉할 것"이라고 밝혔다. 르 드리앙 장관은 "프랑스 역시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등을 우려하고 있으나 이는 핵협정 탈퇴가 아닌 방법으로 개선될 수 있는 문제"라며 "미국이 탈퇴해도 핵협정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대결의 위험이 있다"면서도 "평화에 대한 좌절이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국의 핵협정 탈퇴로 20억달러(약 2조1000억원) 규모의 천연가스 생산 계약이 무효화될 위기에 처한 석유회사 토탈 등을 포함해 "이란에서 사업을 운영한 주체와 함께하는 논의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핵협정은 가짜라는 분명한 증거가 있다"면서 핵협정 파기를 공식 선언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즉각적으로 재개할 계획이나 그동안 이란과 거래한 기업이 기존 거래를 정리할 수 있도록 90일에서 180일의 유예 기간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항공, 자동차, 호텔, 에너지 등 다양한 업종에서 피해가 발생할 전망이다. 특히 2015년 핵협정 체결 이후 이란의 노후한 항공기 및 부품 공급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본 보잉과 에어버스 등이 직격타를 맞을 것을 보인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은 이에 대해 프랑스 문화 라디오에 "핵협정 탈퇴는 안보 뿐 아니라 경제적 관점에서도 실수"라며 "미국이 이 지구의 경제 경찰이 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침을 놨다. 그는 "지난 2년 간 프랑스의 대이란 무역 흑자가 세 배로 늘었다"며 "이것이 토탈 등 주요 프랑스 기업의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재 면제 가능성 등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주말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