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현대 부담금 1억3500만원, 산정 방법 논란
서초구청이 재건축 부담금을 산정할 때 인근 아파트 시세를 반영했는데 그 과정에서 초고가 아파트인 반포 푸르지오써밋이 포함되면서 재건축 부담금의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부담금이 향후 사업을 진행할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강남구 대치쌍용 2차, 송파구 문정동 136 등 강남권 단지에 영향을 주는 만큼 강남 재건축 단지 조합들의 반발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초구청은 15일 반포현대 아파트 재건축 조합에 가구당 1억3569만원의 초과이익 환수 부담금을 통보했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조합원 1인당 평균개발이익이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최대 50%를 징수하는 제도다. 관할 자치구가 국토교통부의 재건축 부담금 부과 매뉴얼에 적합한지 여부를 검토해 최종 통지한다. 반포현대 재건축조합은 예상치 못한 금액에 당혹스런 분위기다. 당초 조합은 조합원 1인당 850만원의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을 제출했다. 하지만 서초구청의 기준을 맞추기 위해 다시 조합원 1인당 7157만원으로 수정 제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통보된 부담금 예정액은 1억3569만원에 달했다 조합 측은 부담금 규모를 두고 불만이 크다. 재건축 부담금은 아파트를 준공할 때 가격에서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때의 가격과 정상주택가격 상승분, 개발비용 등을 빼서 계산한다. 이 계산에 따른 초과이익이 나오면 부과율 최고 50%를 누진 적용한다. 문제는 이때 개시시점의 가격 외 나머지 항목은 모두 추정치라는 점이다. 시세 변화를 어떻게 전망하는가에 따라 부담금 예상액이 크게는 수억원까지 차이날 수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올해 경제 성장률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데 3~4년 후의 집값을 예상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면서 "완공 시점에 부담금을 발표하면 될 것을 미리 가정치로 발표하는 것 자체가 강남 시장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조합은 1차 제출 때는 현재 단지 공시지가에 평균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곱해 미래 집값을 추산했다. 반면 2차 제출에선 인근 5개 단지 공시지가에 평균 상승률을 곱했다.
올해 9월 입주 예정인 반포푸르지오써밋은 총 751가구로 지난 3월 전용면적 84㎡의 입주권이 1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반포현대아파트는 지난해 6월 전용면적 84㎡가 9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이처럼 조합과 지자체와의 간극이 커지면서 부담금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과 편법들이 만들어 질 것으로 보인다. 조합 측은 개발비용을 더 높게 잡는 방식으로 초과이익을 낮추려 할 것이고, 국토부는 분양가 등을 높게 잡아 초과이익을 높이려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부담금 규모가 커지면서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부담금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집을 파는 사람들도 생겨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조합이나 건설사들이 단가 부풀리기를 해서 개발 이익을 적게 만들려고 할 것"이라면서 "부담금은 물납이 안되고 현금으로 내야되기에 아예 집을 파는 사람들도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정부의 강남 때려잡기가 향후에 강남 집값을 오히려 상승시키는 역효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재건축 사업 자체가 위축되면서 강남의 공급 물량이 줄어들고, 또 기존 재건축 단지들과 신규 아파트간의 가격 차도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대중 교수는 "기존 강남 재건축 단지 아파트들은 노후되고 재건축도 진행이 안되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반면 신규로 입주하는 새 아파트는 오히려 가격이 상승해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면서 "재건축 단지들이 부담금을 피하기 위해 1대1 리모델링 재건축 등의 방법을 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도 "당분간 강남 공급이 아예 없거나 적진 않지만 이번 부담금 산정으로 재건축 시장이 많이 위축되면서 사업 진행에 부담이 커질 것"이라면서 "재건축 단지가 자산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공급이 줄어들면 가격 재상승의 가능성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