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 선거②]여권 압도적 우위에 유권자 흥미 반감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6·13 지방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시민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도적 우위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크다. 게다가 여야가 1대1 구도가 아닌 1대 다(多) 구도로 야권이 분열돼 있고, 보수당들은 서로 보수의 적자 자리를 놓고 싸우는 등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17곳의 광역단체장 선거 중 9곳 이상에서 승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자 12~13곳의 승리도 당연시되는 모양새다. 격전지로 꼽히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과 자유한국당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대구·경북(TK)에서도 여권이 우세하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뉴시스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5월12~1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은 서울을 비롯한 전국 광역비례대표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특히 TK 지역에서 민주당은 43%의 지지율로 31%인 한국당과 4%의 바른미래당을 압도했다. 부·울·경에서도 민주당은 52%의 지지율로 1위에 오르며 한국당(28%)과 바른미래당(6%)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물론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민주당이 전국에서 1위를 달린다는 여론조사를 겨냥해 '엉터리 여론조사'라고 비판하며 실제 투표 결과는 다를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가 바닥 민심의 추이를 반영하는 기초 자료는 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야권에게 불리한 구도가 유지되고는 있는 듯 하다. 한 야당 의원마저도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6개 지역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대표 자리를 내려놓겠다고 하는데 현재 분위기로 봐서는 2~3개 지역에서 승리하면 그나마 다행"이라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민주당이 (당선)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야당이 4개당으로 쪼개져 있는 것도 여당의 절대적인 호재로 분석된다. 민주당 지지자들을 제외한 유권자들의 표가 한 곳으로 집중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수당마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쪼개져 있어 특정당이 보수층 표를 다 흡수하기 힘든 구조다. 게다가 후보 단일화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최근 박원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독주를 막고자 김문수 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 간의 '단일화' 기류가 형성됐지만, 양측이 양보없는 신경전을 보이고 있어 단일 후보로 합쳐질지는 끝까지 두고 봐야 한다. 설령 보수당이 단일화돼도 민주당을 뛰어 넘기가 쉽지도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당 공천=당선'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하나마나한 싸움'이라는 인식 때문에 유권자들이 선거전에 더욱 흥미를 잃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대구·경북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결과가 뻔하기 때문에 재미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민주당은 지지율이 앞서있는 만큼 굳이 이슈를 만들기보다는 '조용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계산이다. 여당의 한 의원은 "선거 관심도가 떨어지면 대세를 따라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는 민주당이 승리할 거라는 해석이다. 반면 야당은 친문(親文)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연루 의혹이 일고 있는 '드루킹 특검' 이슈를 최대한 끌어 올려 분위기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