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의혹 조사결과②]법관 학술활동도 견제…강제 탈퇴 조치까지
중복가입 해소 조치 통해 회원수 감소조사단 "자유 침해…심각한 권한 남용"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지난 25일 3차 회의를 연 뒤 이 같은 내용의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법원행정처가 지난 2016년 말경에 공동학술대회 개최 문제로 인사모 대응 방안을 검토한 정황을 확인했다. 이후 학술대회 개최가 최종 확정됨에 따라 지난해 2월 인사모에 대한 제재 조치로서 논의됐었던 대응 방안 중 하나인 중복가입 해소 조치를 실행했다. 중복가입 해소 조치란 법관이 전문분야연구회에 중복으로 가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조치를 시행함으로써 가입 일자가 가장 빠른 연구회를 제외한 나머지 연구회는 탈퇴 처리하는 것이다. 인권법연구회는 이 중 가장 늦게 설립돼 회원 수가 많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조사단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기획조정실 등을 통해 2016년 3월경부터 이미 중복가입 해소 조치를 우선 실행 가능한 방안으로 유력하게 검토한 문건을 추가로 조사했다. 또 전산정보국장 명의로 중복가입 해소 조치 방안을 공지하는 등 제재 조치가 행정처 의도라는 것을 숨기려 했다고도 봤다. 예규 준수를 위한 조치, 예산 중복 집행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것이라는 등 당시 사법행정 담당자들의 주장이 대외적 명분에 불과하다고 본 게 조사단 판단이다. 조사단은 "실제로 지난해 2월경 중복가입 해소 조치가 시행된 것은 법관의 학술 활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심각한 사법행정권의 남용"이라고 규정했다. 다만 당시 임 전 차장 등에 대해 형사책임을 묻는 적극적 조치로 나아가기에는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는 게 조사단 의견이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