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더 무거워진 文대통령의 어깨···정교한 핸들링 요구받는 '운전자론'
북미, 비핵화 포괄적 언급만···커진 후속협상 중요성文대통령 "담대한 여정 포기 안해···혼신의 노력 다할 것"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향한 여정이 생각만큼 순탄하지 않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운전대를 잡고 있는 문 대통령에게도 정교한 핸들링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한반도 운전자론에 대한 진정한 평가도 비핵화 타임라인 마지막에 내려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진행된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물로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과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에 합의했다. 크게 4개 조항으로 이뤄진 이번 성명은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노력 ▲전쟁 유해 송환에 대한 북미의 노력을 명시하고 있다. 미국과 북한 공동의 노력을 규정한 3개 항목과 1개의 북한 단독 의무조항으로 구성됐다. 미국이 대북정책 목표로 제시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의 온전한 개념은 이번 공동성명에는 담기지 않았다. 많은 전문가들이 성패의 가늠자로 꼽아온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검증 방법은 물론 포괄적인 비핵화 타임라인도 명문화하지 못했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게 중론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합의문에는 최소한 CVID 내지는 그에 준하는 것의 시한이나 방법적인 측면에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할 것으로 봤는데 그런 미세한 구체적인 내용은 거의 없었다"며 "생각보다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2000년 한 차례 도출한 바 있는 '북미 공동 코뮈니케'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북미 공동 코뮈니케에도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 비핵화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 노력 등의 내용이 폭넓게 담겨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2000년 10월 북미 공동 코뮈니케의 업그레이드 버전에 불과한 합의라고 생각한다"며 "포괄적 합의라 하더라도 최소한 CVID를 넣었어야 하는데 그것 조차도 얻어내지 못한 채 김정은의 위상만 높인 합의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때문에 이번 합의문에 담지 못한 비핵화의 구체적인 검증방법과 확실한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이라는 접점을 찾는 것은 북미 간 후속 회담의 과제로 남게 됐다.
북미 정상이 이제 막 비핵화의 입구에 들어선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의 운전자를 자청한 문 대통령의 꾸준한 노력도 요구된다. 문 대통령이 긴 호흡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전날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뿌리 깊은 적대관계와 북핵 문제가 정상 간의 회담 한번으로 일거에 해결될 수는 없다"며 "두 정상이 큰 물꼬를 연 후에도 완전한 해결에는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더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긴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에 대한 입장문에서도 '한반도 운전자'로서의 역할을 멈추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우리는 새로운 길을 갈 것"이라며 "전쟁과 갈등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하고 평화와 협력의 새 역사를 써갈 것이다. 그 길에 북한과 동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도 숱한 어려움이 있겠지만 다시는 뒤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이 담대한 여정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되고 공존과 번영의 새 시대가 열릴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