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환의 맛볼까]올여름 난 옥류관 평양냉면 말고 특급호텔 중국식 냉면 먹는다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내가 해마다 이제나저제나 여름이 오기를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계절에만 허락된 '별미', '중국식 냉면'을 먹을 수 있어서다. 한국 음식인 '평양냉면'이나 '함흥냉면'은 한여름부터 한겨울까지 일 년 내내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중국식 냉면은 다르다. 연중 한 계절, 여름에만 판다. 그것도 동네 중국집 아닌 번화가 '중식당 급 이상'에 가야 겨우 맛볼 수 있다. 중국식 냉면은 쫄깃쫄깃한 면발, 시원하면서 진하고 고소한 육수, 풍성하고 고급스러운 고명 등을 자랑한다. 냉면에서 면, 육수, 고명을 하나씩 빼면 결국 남는 것은 '그릇'이다. 그럴 정도로 하나하나가, 아니 전체가 맛있다. 올여름 중국식 냉면에 연출하는 환상적인 미각부터 보양식 효과까지 제대로 누릴 특급호텔 중식당은 어디인지 둘러보자.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 힐튼 서울은 8월31일까지 중식당 '여향'에서 '백년초 여름 냉면'을 코스와 단품 메뉴로 선보인다. 백년초 여름 냉면은 '진시황의 불로초'라고 불릴 정도로 효능이 탁월한 백년초를 주재료로 만든 굵고 탱글탱글한 면과 시원하고 진한 육수가 어우러져 깊은 맛을 자아낸다. 코스 메뉴는 냉면과 '불도장' '바닷가재 요리' '소고기 안심 말이' 등으로 구성한다. 코스 A 11만원·B 13만원, 단품 2만8000원.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은 8월31일까지 중식당 '도림'에서 '중국식 냉면'을 내놓는다. 중국식 냉면은 중국 요리의 전반적인 특징처럼 고명이 화려하고, 다채롭다. 10시간 이상 끓여낸 새콤달콤한 닭 육수를 베이스로 흑초, 해물 간장 등으로 간을 맞춘다. 새우, 오향장육, 해삼채 등 고명을 가득 올린다. 살얼음을 수북이 쌓아 제공한다. 시원한 맛이 일품일 뿐만 아니라 여름 보양식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흑초 소스는 살균 효과가 있어 여름철 배탈을 예방한다. 특히 올해는 전남 완도산 전복과 제주 앞바다에서 수확해 서해산보다 몸값이 높은 제주산 해삼을 듬뿍 넣는다. 중식 대가 여경옥 셰프(상무)가 "도림의 중국식 냉면은 대중적인 요리인 동시에 신선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오랜 시간 정성을 가득 담아 만드는 고급 요리"라고 자평하는 이유다. 3만5000원.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은 8월31일까지 중식당 '천산'에서 '중국 냉면'을 차린다. 일반적인 중국 냉면과 차별화하고 맛의 격을 높이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기존 닭고기에 한우 안심(1+급)을 추가해 깔끔한 맛의 육수를 만든다. 전복·새우·해삼·산마 등 국산 재료만을 고명으로 사용한다. 무엇보다 맛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진속림 총괄 셰프만 이를 만든다. 3만원.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7월2일부터 8월31일까지 모던 차이니즈 레스토랑 '웨이루'에서 '중국 냉면'을 판매한다. 기운을 북돋아 줄 해삼, 새우, 관자, 소고기 사태, 해파리, 참죽나무 순 등을 염장해 고명으로 듬뿍 올린다. 이 중 참죽나무 순은 그야말로 '천연 영양제'다. 단백질과 아미노산 함량이 높다. 비타민B·C, 칼슘, 마그네슘 등을 많이 함유한다. 진한 닭고기 육수를 얼려 내므로 절정의 시원함이 다 먹을 때까지 지속한다. 기호에 따라 맛을 낼 수 있도록 깨와 각종 양념을 넣어 만든 '깨장'을 함께 제공한다. 3만8000원.
○···경북 경주시 신평동 호텔현대 경주는 7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중식당 '남경'에서 '중국식 냉면'을 준비한다. 지난해 여름 시즌 800그릇 넘게 팔아치운 이 집의 베스트셀링 메뉴다. 호텔이 있는 곳이 서울이 아니라 경주인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폭발적인 판매량이다. 미세먼지 배출 효능을 가진 클로렐라를 갈아 만든 녹색 면에 그윽한 향을 뽐내는 송이와 전복, 관자, 새우, 게살, 해파리 등 건강 식재료를 얹는다. 육수는 과거 오리지널 평양냉면의 맛을 내는데 사용하던 '꿩 육수'를 사용해 감칠맛을 더한다. 3만원.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