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마크롱에 "EU 탈퇴하지 않을래?" 물어봐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유럽연합(EU)을 탈퇴하지 않겠냐고 물어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4월 백악관에서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무역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4월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국빈방문했다. 복수의 유럽관리에 따르면 그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EU를 떠나는 것이 어떠한가"라고 물으며, 만약 프랑스가 EU를 탈퇴할 경우 미국은 프랑스가 EU로부터 얻는 것보다 더 나은 조건을 지닌 양자간 무역협정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WP의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트럼프는 EU를 동요시키려 하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같은 일화를 전하면서, 이것은 미국 대통령이 미 정부 정책에 반하는 동맹국들을 해체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안한 예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EU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공개적으로 맹비난했지만 그 속도와 폭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로긴은 지적했다. 최근 노스다코타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EU는 미국의 돼지저금통을 공격해 이득을 얻기 위해 결성됐다"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EU와 1500억 달러 무역적자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이러한 행동때문에 유럽국가들은 미국의 지도력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거나 회피할 수밖에 없다고 로긴은 지적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는 로긴에게 미국은 세계 일부 국가들과 경쟁을 하게 될 것이고, 만약 미국이 이 경쟁에서 진다면 도전을 견뎌 낼 능력이 훨씬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유럽이 미국의 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 위험은 개별 유럽국가들이 다른 지정학적 영향력에 의존한다는 것이고, 이는 미국에게 좋지 않을 것"이라고경고했다. 로긴은 "미국과 유럽은 전에 분쟁을 겪은 적이 있지만,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미국에) 불필요하고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며 "미국, EU와 나토의 관계를 악화시키려는 그의 의도적이고 터무니 없는 행동은 더이상 무시되거나 합리화될 수 없다. 미국과 유럽 모두는 그 어느때보다 전략적인 기반을 되돌리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