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2주전 푸틴 '러시아 스캔들' 지시 보고 받았다
NYT "푸틴이 개입했다는 명확한 보고 받아""트럼프, 마지못해 납득 후 계속 '물타기' 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처럼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 받고서도 지난 1년 6개월간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사실을 뭉개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왔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2주 전이었던 지난해 1월 6일 존 브레넌 당시 중앙정보국(CIA) 국장,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푸틴 대통령이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지시했다는 기밀 사항을 보고하기 위해서였다. CIA는 러시아 군부 등에서 수집한 문자와 이메일 등을 근거로 제시했으며, 러시아가 허위 정보 유포, 해킹 등을 통해 어떤 식으로 대선에 개입했는지에 대한 내용 등을 보고했다. 브리핑에 참석했던 일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였다고 NYT는 전했다. 하지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 '명백한' 결과를 흐리게 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 후 관련 성명을 발표하면서 "러시아, 중국 및 다른 나라들이 미국 정부와 기업, 정치 단체들에 대한 사이버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사이버공격들은) 선거 결과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측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개입 때문에 자신의 대통령 자격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하지만 브레넌은 지난해 5월 의회에서 "누가 사이버공격을 했는지는 너무나 명백하다"며 "러시아가 선거 개입을 위해 저질렀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뿐 아니라 이 내용을 전달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눈엣가시로 여겼다. 브레넌과 클래퍼는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임명된 사람들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보고를 민주당 패배를 변명하기 위한 정치적 왜곡이자 '마녀 사냥'으로 치부했다는 것이다. 코미의 경우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 맹세를 거부하고 트럼프 대통령 선거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에 대해 수사하던 중 해임됐다. 지난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 정보기관들의 판단보다는 미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푸틴 대통령의 말에 대해 전적으로 신뢰를 나타냈다. 이후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난이 쏟아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는 17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러시아의 대선 개입과 관련해 말을 잘못했다"며 "미 대선 개입에 대한 책임이 러시아에 있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18일에는 '러시아가 여전히 미국을 겨냥하고 있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답했으며, 몇 시간 후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는 "푸틴이 러시아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미 대선 개입은 푸틴의 책임"이라고 번복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