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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낮졸음에 고통받는 '기면증' 환자 매년 급증

등록 2018-08-12 09:20:00   최종수정 2018-09-10 10: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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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30세 이전에 발생…제때 치료 안하면 사고 위험

국내 기면증 치료제 시장 규모 20억원

JW중외제약 프로비질이어 한독테바 '누비질' 출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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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고등학교 1학년인 정모 군은 요즘 같은 무더위에 숙면을 취하고도 낮에만 되면 참을 수 없는 졸음과 사투를 벌인다. 문제는 수업 도중 필름 끊기듯 갑작스레 잠에 빠진다는 점이다. 친구와 얘기 중에 꾸벅꾸벅 졸거나 심지어는 하교길에 자전거를 타고 가다 픽 쓰러지듯 잠이 들어 길에서 다친 적도 다반사다.
 
◇밤에 잘 자도 낮만 되면 꾸벅꾸벅 '기면증' 환자, 5년간 꾸준한 증가

밤에 7~8시간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도 낮에 과도한 졸음으로 일상생활에 고통받는 기면증 환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기면증 증상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3년 2543명에서 2014년 2943명, 2015년 3433명, 2016년 3954명으로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4544명으로 2013년 대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기면증의 국내 유병률은 0.002~0.18%로 현재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지정돼 있다. 기면증은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등 다른 수면질환에 비해 인지도가 낮고 낮 동안의 과도한 졸림을 주요 증상으로 하기 때문에 단순한 수면부족이나 게으른 생활 습관 정도로 치부해 그대로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기면증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학습 및 업무 효율의 저하를 비롯해 산업재해 및 교통사고까지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이다.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으나, 주로 청소년기나 30세 이전인 이른 성인기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 피로와 기면증을 구별하려면? '탈력발작' 증상 눈여겨봐야 

기면증의 주요 증상인 주간 졸림증은 수면무호흡증, 만성 피로 등 다양한 질환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히 이 증상만으로 일반인이 기면증을 구별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기면증은 주간 졸림증 외에 가위눌림과 비슷한 수면마비, 입면환각, 수면발작 등 여러 증상을 동반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탈력발작은 기면증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증상 중 하나다. 기면증에만 나타나는 특징인 '탈력발작'은 순간적으로 힘을 쓰거나 급격한 감정 변화가 있을 때 갑자기 힘이 빠지는 증상이다. 기면증 환자의 50~70%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탈력발작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기면증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증상들로 인한 기면증이 의심된다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검사비 문턱 낮아진 기면증, 정확한 진단 통해 약물치료로 관리해야

기면증 진단을 위해서는 1박2일 동안 수면검사실에 머물며 자는 동안 신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반응을 기계가 감지하고 기록하는 '수면다원검사'와 수면 잠복기를 평가하는 '다중수면잠복기검사' 등 두 가지 검사를 모두 받아야 한다. 기면증의 산정특례 진단 기준은 낮에 불을 끈 후 잠드는 시간이 평균 8분 이하이고 탈력발작 증상이 있는 경우 렘수면 1회 이상, 탈력발작 증상이 없는 경우 렘수면 2회 이상이다.

수면다원검사는 지난달부터 기면증으로 의심되는 환자에 한해 진단 시 1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의원급 11만원대, 상급종합병원 14만원대의 비용(검사실 비용 포함)으로 검사 받을 수 있다. 다중수면잠복기검사는 비급여로 운영돼 병원 별로 20~40만원선이다.  

◇국내 기면증 치료제 시장 규모 20억원…프로비질 이어 누비질정 출시 예정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면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20억원이다. 인도의 시장조사업체 델브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 등 주요 7개국의 기면증 유병자 수는 2016년 기준 50만7138명으로 시장 규모는 12억6200만달러(약 1조4200억원)로 추산된다.

기면증은 약물 치료로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희귀난치성질환 산정특례 혜택이 적용돼 환자는 약값의 10%만 부담하면 된다. 

현재 국내에서 처방 가능한 기면증 치료제는 JW중외제약의 프로비질(성분명 모다피닐), 한미약품의 모다닐(모다피닐 제네릭)이 유일하다.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 제제 중 환인제약의 '페니드'와 명인제약 '페로스핀'도 기면증 치료에 일부 사용된다.

'프로비질'은 JW중외제약이 미국 제약사 세팔론사로부터 도입한 약으로 국내에 2003년 출시됐다. 프로비질은 수면에 관련된 중추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약제로 기면증에 관련 주간과다수면을 치료하는 세계 최초의 약제다. 하루 한번 복용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낮 시간의 과다수면만 깨우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밤 시간 중 충분한 수면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프로비질'의 원외처방액은 15억2200만원으로 국내 기면증 치료제 시장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오는 9월께는 한독테바의 기면증 치료제 '누비질정'도 출시될 예정이라 환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누비질정은 기존 기면증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모다피닐의 R-이성질체인 아모다피닐 성분으로 약효 지속시간을 개선해 투약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누비질정은 성인 기면증 환자의 기면증과 관련한 과다졸음 증상 치료로 지난 6월1일자로 건강보험 급여 목록에 신규 등재됐다. 보험약가는 150밀리그램 정당 2036원, 250밀리그램 정당 298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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