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은 외국인 근로자의 '일자리 천국'?…문화差 등 어려움 많아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에 문 활짝국민은 외국인에 배타적저임금, 고된 노동조건, 인권침해 등도【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전통적으로 외국인에 대해 배타적인 정책을 펴왔던 일본이 외국인 근로자에게 문호를 대대적으로 개방한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만성적인 일손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 수용 확대를 위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마련, 내년 4월1일부터 발효할 계획이다. 이 제도에 따라 일본은 2019년 한 해에만 최대 5만여명, 향후 5년간 최대 34만 여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받아들일 전망이다. 지금까지 일본은 의사를 비롯해 IT업계 등 전문직 외국인에 한해 체류를 허용해왔다. 단순노동직의 경우 '기능실습생(과거 한국의 산업기술연수생)'이나 유학생 아르바이트로 일손부족을 보충해왔으나, 개정법을 통해 전문직은 물론 단순노동직종까지 사실상 문호를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취업 비자로 10년간 일본에서 생활하면 거주기간 제한을 없애고 가족들도 데려올 수 있다. 이같은 개정안에 대해 일본 내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사실상의 이민정책 아니냐며 반발도 거세다. 외국인들이 유입되면 치안이 악화되고 자국민들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것 등이 이유지만, 일본은 외국인에게 배타적이며 이민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뿌리깊다. 그러나 저출산고령화로 인구절벽에 직면한 일본에게 또 다른 해답은 없다. 일본 언론은 외국인 근로자들을 '구세주'이자 '생명줄'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는 보고서를 통해 인구감소로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 40년 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25%정도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일손부족에 시달려온 일본 기업들과 지방자치단체들은 외국인 근로자를 환영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혼슈(本州) 중북부 니가타(新潟)현의 하나주미 히데요(花角英世)가 지사는 지난달 말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이 중의원을 통과하자 "노동력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니가타 현으로선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니가타현에 체류하는 외국인 근로자 수는 2017년 10월말 현재 7530명으로 4년 연속으로 과거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감소가 진행되고 있는 혼슈 북부 아키타(秋田)현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주요 벼농사 산지인 아키타현 오가타(大潟)촌은 5년여 전부터 일손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3년전부터 베트남 등 동남아 출신의 기능실습생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고용주는 "이들을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선택사항이 없다"고 말한다. 기능실습생들의 기대감도 크다. 베트남 출신의 기능실습생 A씨(26)는 "최대한 일본에 오래 있고 싶다"며 새 법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법률상 기능실습생의 일본 체류 기간은 최장 3년이지만, 개정안이 발효되면 이들의 체류 기간은 최대 10년까지 연장된다. 그러나 외국인 근로자에게 빗장을 푸는 것과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있다. 우선 기능실습생과 관련한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 기능실습생 제도란 일본이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목적으로 1993년 창설한 것으로, 개발도상국 출신자들에게 기술을 이전해 모국에서 기술을 활용하게 하는 일종의 산업연수생 제도다. 그러나 사실상 일본 청년층이 기피하는 국내의 단순노동직의 노동력으로 활용하는 의미가 강하다. 2017년 10월 현재 일본 내 외국인 기능실습생은 약 25만명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최근 기능실습생들이 일자리에서 무단이탈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저임금과 고된 노동조건 및 인권침해 등이 이들의 이탈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법무성의 조사 결과, 기능실습생 10명 중 7명 가까이가 최저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성이 실종된 실습생 2870명의 급여 수준을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약 68%인 1939명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월 급여는 평균 10만 8000엔(약 106만원) 수준이지만, 이마저도 광열비 등 공제액을 제외하면 손에 쥐는 실수령액은 월평균 3만2000엔(약 31만원)에 불과하다.
기능실습생들만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취업한파가 계속되고 있는 우리나라 청년 구직자들, 혹은 재취업하려는 중장년 구직자들에게도 일본의 취업시장은 기회이자 돌파구로 여겨지고 있지만, '일자리 천국'인줄 알고 건너갔다가 한국으로 되돌아오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유는 한국인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과 문화적 차이, 외로움 등이다. 일본에서도 생활문화가 다른 외국인들과의 '공생'을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과 동반 입국하는 아이들에 대한 교육도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NHK에 따르면 일본의 초중학교에 다니는 외국인 어린이는 해마다 증가해, 작년 5월 현재 7만7000명에 이르렀다. 5년 전에 비해 1만4000명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외국인 어린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는 일본어 교육이 필수로, 지자체는 일본어 교육을 위한 교원 확보를 위해 정부 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대부분은 지자체 부담이라며 비용과 교원 마련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