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 벤처기업인들, 文대통령 만나 반기업정서 등 토로
文대통령 "기업들, 투명 경영 성취 이뤄내...반기업정서 해소될 것"정부 지원 필요성도 부각…이해진 "해외기업 법 동등히 적용되길"김택진 엔씨대표이사 "시장경제 건강성 유지해야…스마트해지길"김봉진 우아한형제들대표 "장기적 안목 갖고 운영토록 살펴달라"韓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文 "자신있게 활동해달라"규제개혁·인재양성 필요성 언급…"52시간 근무, 유연한 대처" 당부도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80분간 청와대 인왕실에서 혁신 벤처기업인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일정은 새해부터 이어온 경제 행보의 일환으로, 규제 개혁을 비롯한 혁신 성장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 간담회에는 1세대 벤처기업인들과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한국형 유니콘 기업을 이끄는 기업인 7명 참석했다. 1세대 벤처기업으론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이 참석했다. 유니콘 기업에선 김범석 쿠팡 대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권오섭 L&P 코스메틱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벤처기업인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대통령이 경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요 발언이 있을 경우,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답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브리핑을 열고 밝혔다. 이해진 GIO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김범석 쿠팡 대표 등 일부 참석자들은 공통으로 사회에 팽배한 반기업정서에 대한 어려움을 언급했다. 고 부대변인은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국민들이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는 현실에 대한 고민을 (기업인들이) 토로했다"고 했다. 이들은 기업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고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디딤판을 정부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해진 네이버 GIO는 "경쟁사들은 모두 글로벌 기업인데 그들은 한국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며 "인터넷망 사용료나 세금을 내는 문제에 있어서 내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국내기업과 해외기업들에게 적용되는 법안들이 동등하게 적용되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더욱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기를 북돋워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는 "정부의 지원책이 있을 때마다 시장경제를 왜곡시키는 것은 아닌가 우려를 하곤 했다"며 "지원을 하더라도 시장경제의 건강성을 유지시켜 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자본이 시장에 들어왔을 때 스케일업이 중요하다"며 "국내 벤처캐피털들이 공격적으로 할 수 있게 해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책 목적의 펀드가 많은데 잘 될 곳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게 필요하다"며 "창업주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운영할 수 있도록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왔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유니콘 기업이 많이 생기려면 외자 유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걸 막는 것이 불확실성"이라며 "불확실성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규제 개혁을 포함한 정부 차원의 제도적 마련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권오섭 L&P 코스메틱 대표는 "많은 청년들은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저희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에 해오던 구인광고를 하고는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구직자와 기업을 이어주는 취업방송이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외에도 "외국과 다르게 우리는 판매자와 제조자를 모두 기재해야 하는데 하나만 기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은 "바이오헬스는 새로운 시장 창출이 가능한 4차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이라며 "정부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민간은 투명하게 운영하는 등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규제는 네거티브 규제로, 미래지향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핀테크는 워낙 규제가 많다 보니 외국 투자자들에게 설명만 하는 것도 시간이 걸린다"며 "또한 그들에겐 한국의 제도와 정책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가 없다 보니 더욱 투자 유치를 받는 것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또 인재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주 52시간 근무제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근무제 취지는 알겠다"며 "하지만 급격히 성장하는 기업에게는 그것이 또 하나의 규제로 작용된다. 엄격한 관리감독이 이뤄지고 있는 곳에는 유연한 대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고충들을 청취한 뒤 마무리 발언으로 "반기업 정서는 빠른 시간 안에 해소되리라 본다"며 "초기 큰 부를 이룬 분들이 과정에서 정의롭지 못한 것들이 있어 국민들의 의식 속에 반기업 정서가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최근의 기업들은 투명한 경영으로 여러 가지 성취를 이뤄내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자신 있게 기업활동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실적들이 나온다면 국민들도 규제 유무 차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도 "우리 정부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추구하면서 성장의 주된 동력을 혁신성장에서 찾고 있다"며 창업 생태계 마련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