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개학 연기에 與 "아이들 볼모 삼아" vs 野 "정부 탓"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사립유치원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개학 연기 강행에 대한 여야의 입장이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개학 연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철회를 주장한 데 비해 자유한국당은 정부가 자초한 문제라며 대화에 나서서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한유총은 국회에 계류 중인 유치원 3법 처리와 관련해 사립유치원 비리를 예방하기 위한 회계 관리시스템 '에듀파인' 도입 의무화에 반대하며 개학 연기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아이들을 볼모로 한 행위라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이들을 볼모로 이익을 취하려는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사립유치원들의 이런 행태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여러 차례 있었는데 이번에는 지나치게 강경투쟁을 하고 있다. 때문에 당정 간에도 단호하게 대응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한유총의 불법 집단행동은 절대로 관용 없이 원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정부를 향해 고강도 처벌을 촉구했다. 그는 "정부는 한유총의 설립취소와 형사처벌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기 바란다"며 "한국당은 교육이 아니라 돈벌이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 편에 서서 유치원 3법을 계속 반대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한유총의 투쟁은 정부가 자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정부가 문제를 자초했다"며 "한국당은 유치원 문제에 있어서 교육대란을 계속 경고해왔다"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부는 겁박으로 일관하고 있다. 갈라치기로 새 신생 어용 단체를 만들어 그쪽하고만 대화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정부는 즉각 이 부분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해달라고 촉구한다"라고 전했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역시 개학 연기 사태에 부정적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은 정부에도 책임을 물은데 비해 정의당은 단호한 조치를 요구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어린이를 볼모로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려는 자세는 용납될 수 없다"며 "유치원생과 학부모들에게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보수단체인 한유총이 사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파업을 하는 것은 민주노총이 불법 파업행태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라며 "개학 연기 선언을 취소하고 유아 교육에 즉시 복귀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손 대표는 정부를 향해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교육부 장관이 취임 이래 한유총 관계자를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한유총은 어떤 조건에서도 교육권을 포기하면 안 된다는 기본을 망각했다"면서도 "한유총 문제는 정부의 실패다.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학날까지 대화는 없고 갈등은 증폭, 유치원은 스톱했다"고 꼬집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오전 상무위원회의에서 한유총을 향해 "조건 없이 개학 연기를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한유총 소속 약 360곳 내지 380곳이 개학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사립유치원의 10분의 1에 달하는 숫자"라며 "정부가 사립유치원에 사용을 요구하는 에듀파인은 전국 국·공립 유치원과 사립을 포함한 초·중·고교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정국을 달궜던 사립유치원의 회계비리를 생각한다면 에듀파인 사용은 당연히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부는 일부 사립유치원의 개학 연기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 하되 그럼에도 개학 연기를 강행하는 유치원에 대해서는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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