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별세]'아름다운 퇴진' 바랐지만 끝내 못이룬 꿈으로
韓 항공 이끈 자부심·6월 IATA연차 성공개최·경영권 승계 등 고려'여론 역풍' 감내하며 '경영쇄신', '표대결' 정공법 택했지만 결국 무산"큰 상실감으로 건강상의 문제가 악화된 듯"
앞서 조 회장은 여론의 역풍과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사내이사 연임을 고수하며 '책임경영'과 '아름다운 퇴진'을 희망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한 '꿈'으로 남게됐다. 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회장은 이날 새벽 8일 미국 현지에서 숙환과 폐질환으로 별세했다. 앞서 조양호 회장 부인과 세 자녀는 2015년 '땅콩 회항' 사건을 비롯해 '물컵 갑질', '대학 부정 편입학', '폭행 및 폭언' 등 각종 사건에 연루되면서 대한항공 오너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들끓었다. 이런 여파로 조 회장도 대한항공 납품업체들로부터 기내 면세품을 총수 일가가 지배한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통해 중개수수료 196억원을 받은 혐의(특경법상 배임)로 기소되는 등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였다. 사건은 그의 별세와 함께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은 종결될 전망이다. 조 회장은 앞서 대한항공 사내이사직 연임 문제와 관련, 여론과 투자자들의 주목을 피해 조용히 명목상의 회장 직함은 유지할 수 있었지만 주주가치 제고방안과 경영쇄신 방안 등을 내놓는 등 '표대결'이라는 정공법을 택하며 '항공업계 리더'로서의 면모를 지키고자 했다. 하지만 지난 달 27일 대한항공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안건은 찬성 64.1%로 참석 주주 3분의 2(66.6%) 이상 찬성을 얻지 못 해 결국 부결됐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지난 1999년 4월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가 된 지 20년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대한항공에 사정이 밝은 관계자는 "조 회장은 아름다운 퇴진을 꿈꾸며 버텨온 것 같다"면서 "IATA(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최고 정책심의 및 의결기구 집행위원회 위원으로서 오는 6월 대한민국에서 처음 열리는 '항공업계의 UN회의' IATA 연차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것은 물론,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에게도 힘을 실어주면서 경영권 승계까지 염두했기 때문에 사내이사 직을 유지하고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은 유명한 워커홀릭인데, 그동안의 스트레스와 더불어 대한항공 사내이사직 연임 실패가 큰 상실감으로 작용했고 건강상의 문제가 악화된 원인이 됐던 것 같다"면서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