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한 일상을 사는 사랑스러운 동물, 이원영 '펭귄의 여름'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올해로 5년째, 매년 겨울이면 남극에 간다.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따뜻한 남반구의 여름은 동물들이 번식하는 기간이다. 수천 쌍의 펭귄은 좁은 육지에 빽빽하게 들어차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다. 그 기간 동안 나는 둥지 앞에서 기다리다가 부모 펭귄을 잡아 위치기록계를 부착하거나 새끼가 얼마나 컸는지 무게를 재고 성장치를 측정한다. 내게 남극의 여름은 매일같이 펭귄에게 다가가 궁금증을 해결하려 애쓰는 시간이다." 남극 킹조지섬의 나레브스키 포인트는 '펭귄마을'이란 애칭으로 불린다. 동물행동학자 이원영은 5년째 매년 겨울 이곳으로 가 세종과학기지에 머물며 펭귄마을을 방문하고 있다. 펭귄은 짧은 다리, 불룩한 배, 분홍 발로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 때문에 덤벙거리는 하루를 보낼 것 같다. 하지만 펭귄은 여름 내내 알을 품고 새끼를 키우며, 온종일 바다에 나가 먹이를 구해 오는 성실한 일상을 사는 동물이다. 그 모습에 반해 버린 저자는 본업인 연구와 함께 틈틈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부지런히 '펭귄의 여름'을 기록했다. '펭귄 덕후'인 지은이의 면모가 짙게 담긴 책이다. "커다란 눈, 검은 등에 하얀 배, 분홍 발로 뒤뚱거리며 눈 위를 걷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연구 대상이라는 생각보다는 그저 사랑스러운 남극의 동물로 느껴진다"고 한다. 남극행을 위해 칠레 공군기에 오르는 순간부터 출남극 후 다시 도시의 나무와 아스팔트의 냄새를 맡는 순간까지, 그 사이에 보고 듣고 겪고 만나고 느끼고 생각한 대부분의 것들을 기록했다. 펭귄은 귀여운 생김새 때문에 너무나 쉽게 유희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펭귄은 남극 생태계의 상위 포식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동물이다. 펭귄은 인류에게 언제나 신비로운 장소인 남극에서 매년 여름 한곳에 모여 번식을 이어간다. 이러한 5000여쌍의 펭귄을 관찰하는 과학자의 이야기가 펭귄과 극지에 대한 지식을 제공한다. 동시에 지구에 공존하는 한 생물종으로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저 멀리 남극, 펭귄의 여름을 곁으로 불러들인다. 저자는 '펭귄 박사'로 통한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이원영의 남극 일기', 팟캐스트 '이원영의 새, 동물, 생태 이야기', 한국일보 '이원영의 펭귄 뉴스' 등으로 극지와 펭귄, 동물과 생태에 대한 이야기를 부지런히 대중에게 전해왔다. 저서로는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 '물속을 나는 새' 등이 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여름의 시작), 2부(성장의 계절), 3부(사랑의 방식) 256쪽, 1만5000원, 생각의힘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