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환상의 액션 입은 휴먼극,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는 사람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인간적 면모가 부각된 슈퍼히어로가 등장한다. 믿었던 존재에게 배신을 당해 괴로워하고, 좋아하는 이성에게 마음을 전하고자 노력한다. 영화 '스파이더맨 : 홈커밍'(2017·관객 725만8678명)을 연출한 존 왓츠(38)가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전편이 10대 히어로의 성장 이야기라면, 이번 작품은 한층 성숙해진 히어로의 귀환이다. 웅장한 스케일과 화려한 액션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액션을 기본으로 깔고 드라마, 휴머니즘을 적절히 녹여냈다. 로맨스까지 곁들여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낸다.
그러나 세상을 위협하는 거대한 빌런 '엘리멘털'의 등장에 유럽 전역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혼란에 빠진 파커 앞에 실드 요원 '닉 퓨리'(새뮤얼 L 잭슨)가 나타나 함께 팀을 이룰 것을 제안한다. 이를 받아들이는 것을 망설이는 파커에게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홀)가 갑자기 다가온다. 위험에 처한 파커를 도우며 그의 마음을 얻는다. 결국 파커와 퓨리, 미스테리오는 엘리멘털에 맞서 싸우기로 한다. 세계를 구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고 사건사고가 휘몰아친다. 슈트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 관객들에게 친숙한 레드와 블루 컬러의 슈트만 등장하지 않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블랙으로 중무장된 슈트와 의상 곳곳에서 발사되는 거미줄은 스파이더맨의 매력을 끌어올린다. 볼거리뿐 아니라 생각할 거리도 가득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찬찬히 돌아보게 만든다. 사람의 편견이나 조작에 의해 객관적 사실이 왜곡될 때가 있다.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통해 보고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어하는 것만 듣는 인간의 심리를 예리하게 짚었다. 겉모습만으로 쉽게 판단하고, 이면에 숨어있는 진심에는 관심없는 사람들도 꼬집었다. 스파이더맨이 주인공인 판타지 어드벤처로도 느껴진다. 현실과 환영의 경계를 넘나들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끈끈한 의리와 함께 끝없는 배신과 음모를 담아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새뮤얼 L 잭슨(71)은 그간 쌓아온 연기 내공이 뭔지 보여준다. 홀랜드와 훈훈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며 극을 이끌었다. 히어로물에 처음 입성한 제이크 질렌홀(39)은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스파이더맨이 짝사랑하는 동급생 'MJ' 역의 젠다야 콜맨(23)도 제몫을 다했다. 홀랜드와의 풋풋한 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일부 원년멤버와의 결별이 담긴 '어벤져스:엔드게임'(감독 앤터니·조 루소, 2019) 직후를 그린 작품이다. '어벤져스:엔드게임'을 보지 않은 관객도 영화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큰 무리가 없겠다. 하지만 마블 팬들에게는 헌사와 같은 작품이 될 것 같다. 자유롭고 재기발랄한 방식으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3를 마무리했다. 7월2일 개봉, 129분, 12세 관람가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