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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동물' 구하는 법...고상우·김창겸·러스 로넷 '예술로 HUG'

등록 2019-07-17 15:57:55   최종수정 2019-07-29 1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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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나미술관. 3명 작가와 공존과 화해 메시지 전시

31~8월2일 저녁 8시 앱손과 '한여름밤 미디어 파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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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기자= 17일 오후 고상우 '반전 사진'작가가 서울 사비나미술관에서 기획한' 멸종위기동물, 예술로 HUG'전에 참여,북극곰 2마리를 그린 신작 '사진 회화'를 설명하고 있다.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내가 없다면 언젠가 당신도 나를 찾겠죠"

'반전 사진가'로 유명한 고상우 작가가 '멸종위기동물 영혼 치료사'로 나섰다. 특기인 '푸른 반전 기법' 사진을 버리고 동물들을 한올 한올 위로하듯 정성껏 그려냈다. 덫과 총, 칼을 그리는 대신 감성적인 문장도 벽에 적었다.

"호랑이가 울고있는 모습등 사진으로는 표현할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았어요."

1년전 사비나미술관 '멸종위기동물' 기획전에 초대받은 후 심혈을 기울였다. 역사책을 보고 한국 멸종동물을 파악했다.
일제강점기 한국의 호랑이 600마리는 일본인들에 의해 사살됐다.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는 도마위에서 잔인하게 죽었다. "그 호랑이를 현실로 되돌아오게 하고 싶었다.” 동물전문가와 애니메이션 작가들과 팀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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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기자='반전 사진' 고상우 작가가 멸종된 호랑이를 '사진 회화'로 탄생시킨 작품을 사비나미술관에 전시한다. 

반전된 동물 사진 위에 디지털 드로잉으로 작업한 작품들은 동물의 움직임이나 표정은 기본, 털 한 올 한올을 되살려 사실성과 입체감이 돋보인다.

사진 네거티브 기법과 디지털 드로잉을 융합한 믹스미디어(Mixed-Media) 기법으로 탄생시킨 일명 '사진회화'로 이번 전시에 첫 선을 보인다.

진짜 같은 눈빛이 마주치는 호랑이는 무지개빛으로 화려하다. 얼굴에는 나비떼가 날아다닌다. 작가의 작업에 자주 등장하는 나비는 "자유의 상징이자 환생의 의미"로 영원의 생명력을 복원한다.

눈에 핑크 하트가 그려진 사자는 볼수록 슬퍼보인다. '삐에로 사자'를 제목으로 한 작품은 풀메이크업을 한 상태로 작가의 피에로 자화상과 같은 작업이다. 초원에서 위엄을 자랑하는 사자가 광대가 되어서 살아가야 하는 동물원 사자의 현실을 그렸다. 하트를 한 '행복한 곰'과 '우울한 곰'이 한쌍인 '겨울잠' 작품도 사람같다. 동물의 눈과 마주치면 감정이 느껴져 한참을 마주하게 한다.

고상우 작가는 "마음, 심장, 사랑, 희생, 생명을 상징하는 하트는 생명의 원천이며 인간의 가장 깊은 감정이 깃들어 있는 곳"이라며 "사라져가는 동물들의 몸에 하트를 새겨 그들도 인간처럼 영혼을 가진 사랑스런 존재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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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기자= 17일 오후 미디어아티스트 김창겸 작가가 사비나미술관 멸종위기동물, 예술로 HUG'전에 참여 만다라 형상과 함께 제작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유엔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총회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은 약 800만 종이다. 그 중 인간이 저지른 자연환경 파괴와 기후변화로 인해 최대 100만 종에 달하는 동식물이 수십 년 안에 멸종위기에 처하게 된다고 한다. 대표적인 멸종위기 동물로는 코끼리, 코뿔소, 호랑이, 기린, 눈 표범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처럼 환경 문제는 종의 존폐 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큼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이슈 중 하나로 전 세계가 노력해야 하는 당면 과제가 되었다.

이런 시대속 17일 서울 은평구 진관동 사비나미술관이 개막한 '멸종위기동물, 예술로 HUG'展은 '지구상의 생명체는 서로가 상생하는 운명'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생물다양성 보존’이라는 인류의 당면과제를 예술적 시각으로 제시하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한 시도로 알차게 꾸며졌다.

고상우의 '동물 사진회화'를 비롯해 만다라를 형상으로 '동물과 인간은 하나'라는 것을 미디어아트로 선보인 김창겸,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러스 로넷(Russ Ronat)의 야생성이 드러난 '멸종위기 동물 초상화'를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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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기자= 17일 오후 뉴욕에서 온 러스 로넷이 벽화처럼 담아낸 '흰코뿔소' 그림을 설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사비나미술관에서 전시하는 러스 로넷은 세계적인 야생동물 보호 NGO단체와 함께 대만의 토착종인 구름 표범을 대만에 소개하고 돌려보내는 등 범지구적 동무뤈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러스 로넷은 전 세계를 이동하면서 각 나라 건물 외벽에 멸종위기 동물이 주제인 영상을 비추어 동물이 처한 위험의 심각성에 대한 인류의 관심을 촉구하는 영상설치 프로젝트 '홀로세(Project Holocene)’를 진행하고 있다. '홀로세'란 1885년 만국지질학회에서 채택된 용어로 1만 년 전에 시작되어 현재에 이르는 지질시대를 가리킨다.

작가는 2018년, 대만의 NTSEC(국립 대만과학교육센터)에서 세계적인 야생동물보호 NGO단체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와 협업으로 대만의 토착종인 구름 표범을 대만에 소개하고 돌려보내는 일을 하는 등 다양한 기관과 국가, 작가들과 협업하며 범지구적 동물권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러스의 이번 '동물초상화'는 인간 중심의 환경권 틀을 뛰어 넘어 지구생태계 전체를 전일적(Holistic) 관점에서 바라보고 행동하는 실천가로서의 예술철학이 담겨있다.

 국적도, 나이도, 작업방식도 각각 다르지만 생명체들과 공존과 상생을 실천하는 메시지를 예술로 전달하자는데 생각이 일치했다는 이번 전시는 3인 3색의 차별화된 작품을 창조하는 협업 전시의 모범사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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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사비나미술관 '멸종위기동물'전에서는 관람객 스스로가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데이터로 확인할수 있어 환경보호에 동참할수 있도록 유도한다.

보고 느끼는 전시가 아닌 참여하며 행동하게 이끄는 전시다.  AR(증강현실)을 통한 지구 생태계의 파괴를 경험할 수 있는 융복합적 작품과 환경 인식에 대한 자가 진단 체크 리스트를 해볼수 있다. 또 국립생태원에서 제공한 다양한 사례와 데이터를 활용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아카이브 전시 존(Archive Exhibition Zone)을 선보여 공감각적인 형태로 환경 문제를 느끼고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인터렉티브 작품을 만나볼수 있다.
 
한편, 건물자체가 작품인 사비나미술관(37회 서울시 건축상 선정)은 한 여름밤 시원한 선물같은 전시도 3일간 펼친다. 오는 31일부터 8월2일까지 저녁 8시 미술관 외벽에 김창겸의 빛의 예술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인다.(고화질의 대형 빔 프로젝터는 엡손이 협찬했다.)

생태계 공존을 위한 실천의 장, 지구 보존을 위한 21세기 미술관의 사회적인 역할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하는 전시다. 미술관을 휘감는 코끼리 울음소리가 귓가를 울린다. 11월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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